[신간] 커뮤니케이션북스, '기본소득과 디지털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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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커뮤니케이션북스, '기본소득과 디지털 유토피아'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11.22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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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토피아는 실현될 것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 기본소득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미래 전망의 명과 암이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이 일상화되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얼핏 디스토피아적이다.

인간이 일자리를 잃으면 소득이 없어지고 자연히 소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비 없는 생산은 의미가 없다. 기술의 진전은 부단할 것이고 그에 따라 의미 없는 생산을 늘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기본소득이다. 노동은 로봇이, 인간은 보장된 기본소득으로 가치 있는 일만 하는 세상, 이른바 디지털 유토피아다.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만난다.

지난 2008년 개봉한 영화 <월E>는 모든 노동을 로봇이 하는 세상을 보여 준다. 언뜻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생계를 위한 노동은 모두 로봇이 한다. 그런데 이 영화의 인간들은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왜 그럴까. 노동으로부터 해방은 됐으되, 인간으로서의 존엄함을 지킬 그 어떤 ‘일’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출현하고, 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이 현실화되면서 인간의 노동해방은 ‘꿈’이 아닌 멀지 않은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 미래가 유토피아일까에 대한 답은 다소 우려스럽다. 벌써부터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쫓겨난’ 노동자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고, 심지어 의사, 법관, 예술가 같은 전문직조차 인공지능에게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는 생산과 소비가 균형을 이루어야 존재한다. 소비가 있어야 생산이 유의미한 것이다. 소비를 위해서는 소비할 수 있는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은 자본주의의 경우 대부분 노동의 대가, 즉 ‘임금’에서 나온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전개다. 이른바 구조적 실업이 발생한다. 이는 그 어떤 임시방편적 조치로 막을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오늘날 많은 정부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심심치 않게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모든 국민(시민)에게 기본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그렇게 되면 국민(시민, 사람)들은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닌,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것이란 논리다. 생계를 위한 노동은 로봇에게, 가치로운 ‘일’은 인간이 하는 이른바, 디지털 유토피아로 가는 여정의 첫 발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앞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재정문제는 가장 시급하다. 그리고 인간의 노동윤리 등등. 이 책은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우리는 과연 노동으로부터 진정, 해방될 수 있는가. 기본소득은 과연 노동해방에 기여할 것인가. 함께 고민해볼 문제다.

이 책은 컴북스 팸플릿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노동의 문제는 우리가 필요한 것을 생산하기 위한 일자리 수보다 경제활동 인구가 더 많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런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하면 당연히 다가올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만일 노동을 통해서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노동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아무런 소득을 얻을 수 없어서 소비할 수 없고 생계가 곤란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소득 역시 지속해서 줄어갈 것이다. 소득이 줄어들 것이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소비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 “노동의 변화” 중에서

 지은이 김석준은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초빙교수이자 (주)평산리서치 대표컨설턴트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서 경영과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논문은 “마이크로셀룰라 이동통신에서의 위치등록과 페이징에 관한 연구”(1996)다. 이후 KT에서 마케팅 및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 기획을 담당하는 상무를 역임했고, 현재는 4차 산업혁명과 정보통신 관련 기술, 이에 의한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일자리의 미래 및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사회의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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