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분담금 협상판 깬 뒤 “韓 재고할 시간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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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분담금 협상판 깬 뒤 “韓 재고할 시간 주겠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19.11.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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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19일 열린 한미 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파행 끝에 다음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한 채 결렬됐다. 미국 측은 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뒤 ‘위대한 동맹’을 운운하며 자신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안을 내놓으라고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우리 정부는 수용가능한 수준에서 타결되도록 인내하며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정은보 방위비 분담 협상 대사와 미 국무부의 제임스 드하트 대표 등 양국 협상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국국방연구원에서 3차 회의 이틀째 협상을 벌였지만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회의를 끝냈다. 미국 측은 올해분의 5배인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을 요구, 우리 측이 이를 거부하자 협상 재개를 거부했다.

드하트 대표는 협상 결렬 직후 남영동 아메리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팀이 제시한 제안들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이라는 우리의 요청에 호응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측에 재고의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회담 참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위대한 동맹의 정신으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위해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새 제안을 (한국 측이) 내놓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을 기초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을 때 협상을 재개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대사는 외교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측은 새로운 항목신설 등을 통해서 방위비 분담금이 대폭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우리 측은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틀 내에서 상호 수용 가능한 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미국 측의 전체적인 제안과 저희가 임하고자 하는 원칙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항목 신설과 총액 부분에 있어 모두 이견이 있었다. 항목 신설을 희망하는 건 미측이며 우리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사는 미국 측이 분담금 문제를 주한미군 철수·감축과 연계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주한미군과 관련된 부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이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이 될 수 있도록 인내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의 무리한 요구가 반영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을 거부하겠다며 후방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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