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증권사가 맵네”…‘IB 비중’ 대형사 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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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증권사가 맵네”…‘IB 비중’ 대형사 제쳐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1.19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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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26곳 매출 중 IB 비중 35% 껑충
케이프·KTB증권, 수익 절반 이상을 IB서 올려
“대형사와 정면 경쟁 안 돼…IB 틈새시장 공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요즘 투자은행(IB) 시장에서 작은 증권사가 맵다. 매출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형사를 크게 앞선다. 큰 증권사와 정면 경쟁하기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19일 한국신용평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26개 중소형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매출) 가운데 약 35%를 IB 부문에서 올렸다. 2014년만 해도 중소형사는 IB로 10%대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IB는 증권사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기업공개(IPO) 주선, 인수합병(M&A), 금융자문, 신용공여 등 서비스를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영업활동이다. 주식·채권의 위탁매매, 운용에 따라 수익을 내는 브로커리지, 트레이딩과 달리 증시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

현재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증권사에서 IB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는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전체 영업수익에서 72.1%를 차지한다. KTB투자증권과 부국증권도 영업수익 중 IB수익이 55.5%, 48.1%에 달했다.

이어 △IBK투자증권(45.4%) △현대차증권(45.2%) △하이투자증권(43.3%) △한양증권(37.9%) △유진투자증권(37.0%) △한화투자증권(31.3%) 등 순으로 높았다. 중소형사의 IB 딜 규모 자체는 초대형IB에 비해 작지만, 자기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들의 전체 실적만 보면 중소형사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리테일 등 시장 의존도가 높은 부문을 제외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의 경우 3분기 누적 연결재무제표 기준 IB 부문의 영업수익이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IB 부문이 전체 영업수익에서 저마다 18.2%, 18.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에 비해 트레이딩(42.8%)이나 위탁매매(29.6%) 의존도는 여전히 높았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브랜드와 규모를 앞세운 대형 증권사와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틈새시장에서 영업 활로를 찾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대부분 중소형 증권사는 리테일보다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라면서 “대형사들은 보통 덩어리가 큰 딜 위주로 IB 수익을 높여 나가는데 중소형사는 그보다는 한 단계 아래의 딜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도 “규모가 작더라도 국내외에서 딜을 발굴해 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KTB증권의 경우, IB 수익 강화를 위해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도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좋은 물건을 소개받기 위해 해외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증권업계 IB 수익이 지나치게 부동산에 치우쳐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국내 증권사 IB 부문의 성장을 이끌어온 것은 부동산 PF 관련 수익”이라며 “부동산 PF의 구조상 신용공여는 기본적으로 미분양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고,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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