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추락한 항공업계, 내년 전망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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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추락한 항공업계, 내년 전망도 ‘먹구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1.1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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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장기화 등 각종 악재로 4분기 실적 개선 어려워
내년엔 신규 LCC 3개社 출범…업체 간 출혈경쟁 심화 예상
아시아나에서 시작된 항공산업 구조개편 LCC로 대폭 확대될 듯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항공업계의 보릿고개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 노선 수요 감소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공급과잉, 원화 약세, 홍콩 정세 불안 등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개사의 출범으로 업체 간 출혈경쟁 심화가 예상돼 항공산업 구조개편이 LCC로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7개 항공사는 모두 지난 3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대한항공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국내 1~3위 항공사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초라한 실적을 냈다. 업계 1, 2위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LCC 1위인 제주항공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543억원에 그쳤다. 이는 2009년 3분기 총 6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실적에 비해 약 109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문제는 4분기에도 항공사들의 어려운 영업 환경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4분기는 항공 수요가 많지 않은 비수기인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불매 운동으로 인한 일본 노선 수요 감소, 공급과잉, 유가 및 환율 상승, 홍콩 정세 불안 등 각종 악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LCC는 국제선 부문이 공급과잉 국면에 들었고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물동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7월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여행 보이콧과 경기둔화, 원화 약세 등 대외환경 악화가 점쳐지면서 성수기가 무색한 실적쇼크로 이어졌고 4분기에는 여객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손실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내년 전망 역시 먹구름이 끼었다. 신규 LCC들의 시장 진입으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LCC 3개사(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는 오는 2020년까지 신규 취항이 예정돼 있다. 이미 구조적인 출국수요 둔화와 최근 대외변수들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신규 LCC들의 취항은 LCC 시장의 추가적인 경쟁 심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를 제외한 일부 LCC의 내년 재무리스크 부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경우, 부진한 업황과 더불어 B737 MAX8 운항 중단(2기 도입)으로 올해 완전 자본잠식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만약, 이스타항공의 완전 자본잠식이 현실화될 경우, 1년 이내에 국토교통부의 재무구조개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엔 운수권을 반납해야 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된 항공산업 구조개편이 내년 LCC를 중심으로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주요국에 비해 국내 LCC 수가 과하다 보니 업계 내 과당경쟁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내년 LCC 3개사가 모두 취항하면 국내 LCC 수는 총 9개가 된다. 이는 미국 LCC의 개수와 같고, 일본(8개)·독일(5개)·프랑스(1개)보다 많을 뿐 아니라 관광이 주수입원인 태국(6개)·국내보다 국토 면적이 77배 넓은 호주(3개)보다도 많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2015년 이후부터 워낙 단기간에 고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은 후유증 해소가 필요하다”면서 “아시아나항공부터 시작된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이 내년 LCC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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