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방화범, 증거인멸까지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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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방화범, 증거인멸까지 시도…
  • 김승윤 기자
  • 승인 2013.01.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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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발산동 버스차고지 방화 물질은 ‘휘발유’
▲ 강서구 외발산동 영인운수 버스차고지에 불을 내 버스 38대를 태우는 등 재산피해를 낸 혐의로 체포된 버스기사 황 모씨(45)가 26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매일일보]시내버스 38대를 불 태워 충격을 안겨줬던 서울 외발산동 버스차고지 화재 관련 피의자 황모(45)씨가 휘발유를 사용해 불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황씨가 불을 지르는데 사용한 것은 휘발유”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어 “황씨가 4리터짜리 방수액을 담는 플라스틱 통에 휘발유를 담아 버스 앞 쪽에서 불을 지르고 도망쳤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황씨는 범행 후 증거를 없애기 위한 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19일 황씨의 집과 차량을 압수수색한 결과 황씨가 범행 당시 입었던 검은색 파카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의 컴퓨터와 휴대폰이 초기화 돼 있었고 차량의 네비게이션의 메모리 칩도 제거된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이 황씨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복구시켜 황씨가 검은색 파카를 입고 있는 사진을 확보했다.

경찰은 황씨의 집 주변과 화재 현장 인근의 폐쇄회로(CC)TV 분석결과, 압수수색 결과 등을 토대로 여러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결국 황씨는 27일 오후 11시께 “불을 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무서웠지만 거짓말을 하고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러웠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가 범행 후 ‘숭례문 방화범 처벌’에 대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기도 했다”며 “황씨가 경찰이 확보한 각종 증거자료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황씨에 대해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던 경찰은 황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준비과정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황씨는 지난 15일 오전 3시2분께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버스 차고지에 불을 질러 시내버스 38대 등을 태워 15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황씨는 지난해 6월 무단횡단하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로 해고된 후 회사와 최근까지 갈등을 빋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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