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만두 에디슨’ 홍세희 풀무원 PM “얄피 콘셉, 소비자 마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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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만두 에디슨’ 홍세희 풀무원 PM “얄피 콘셉, 소비자 마음 잡았다”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11.18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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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피에 씹힘성 좋은 재료 앞세워 새로운 만두 트렌드 이끌어
하반기 1000억 브랜드로 성장 목표, 마케팅 및 품질유지 ‘박차’
지난 5일 홍세희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제품매니저(PM)가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제공
지난 5일 홍세희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제품매니저(PM)가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유정 기자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기존의 시장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던 경쟁사 만두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불만이 없다는 점이 새로운 냉동만두 시장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어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본사에서 만난 홍세희(30·여)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제품매니저(PM·Product Manager)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냉동만두라고 하면 어느 정도 예상하는 맛이 있고, 그것을 벗어나면 먹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한 만두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면서 “기존의 인기 브랜드를 뛰어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홍세희 매니저는 ‘얇은피꽉찬속만두’(이하 얄피만두)를 통해 새로운 냉동만두 트렌드를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지난 2015년 풀무원에 입사해 △육즙듬뿍만두 △새우듬뿍만두 △호떡만두 등 풀무원의 주요 만두 브랜드를 탄생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하나의 히트 제품이 나오기까지 기획은 물론 생산, 판매, 광고 마케팅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얄피만두는 지난 3월 출시됐다. 9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봉을 돌파하면서 정체된 국내 냉동만두 시장의 판도를 크게 뒤흔들었다. 이에 따라 풀무원식품의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은 올 9월 시장조사기관 닐슨 조사에서 20.8%를 기록해 CJ제일제당 ‘비비고’(42.3%)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점유율은 지난해 10%에서 2배 이상으로 높아진 결과다.

홍 매니저는 두부·콩나물로 더 친숙한 풀무원이 가공식품도 맛있게 잘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비비고 중심으로 돌아가는 만두 시장에서 풀무원이 만두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려면 제품력 그 자체로 승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피가 얇으면서도 군만두, 만둣국 등 다양한 조리에 적합하도록 만들고자 한국·일본·중국의 만두 특징을 비교, 장점을 취합해 최종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홍 매니저는 시장 공략 첫 번째 전략으로 만두피에 집중했다. 기존 만두들이 만두소에만 집중할 때 그는 만두피로 시선을 돌려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얄피만두는 얇은피를 강조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시판 냉동만두의 일반적인 만두피 두께 1.5mm의 절반인0.7mm초슬림 피로 만두 속 재료의 맛을 온전히 전달하고자 했다. 여기에 기존 만두피 대비 피를 더욱 쫄깃하게 만들어 조리시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고안했다.

만두소 역시 식감을 살리는 쪽으로 강수를 뒀다. 10㎜ 크기로 깍둑썰기한 돼지고기 등 씹힘성 좋은 속재료도 얄피만두의 강점 중 하나다. 고기만두의 경우 돼지고기를 깍둑 썰기해 씹는 식감을 대폭 확대했고, 김치만두의 경우에는 시중 냉동만두로는 처음으로 깍두기를 썰어 넣어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살렸다.

홍 매니저는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각 나라에 유명한 만두는 다 줄서서 먹어본 것 같다(웃음)”면서 “특히 중국에서 세 가지 주요 원재료를 강조하는 부분을 벤치마킹했다”고 말했다.

이어 “풀무원 기술원 연구원분들께서 정말 수도 없는 실험과 노력 끝에 만들게 된 배합으로 0.3mm~1.5mm까지 실험을 통해 투명도, 쪼글쪼글한 정도를 테스트해가면서 0.7mm로 최종적으로 확정하게 됐다”며 “일주일에 3번씩 총 100회 이상 샘플링을 진행, 개발 시간만 1년 6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홍세희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제품매니저(PM)가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제공
지난 5일 홍세희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제품매니저(PM)가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제공

특히 만두 하나의 제품을 가지고도 다양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이 때문에 시행착오도 적잖이 겪었다. 그는 “품질 안정화 전 테스트를 해보니 찜 조리를 하면 얇은 피가 다 흐들흐들해지고 국에 넣으면 무조건 터졌다”면서 “얇으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는 쫄깃한 만두피를 위해 반죽 배합을 수도 없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동만두는 물에 들어가면 만두 흐물흐물해져선 안 되고 군만두는 구워먹었을 때는 바삭하면서도 두껍지 않은 것, 쪄먹었을 때는 쫄깃하면서도 쉽게 터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구의 연구를 거듭, 일련의 과정들이 쌓여 미투 상품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최근 얄피만두 보다 더 얇은 만두를 내세운 미투 상품이 속속 출시된 상황이다. 이를 두고 홍 매니저는 “풀무원에서 내놓은 제품이 좋은 방향으로 시장에서 먹혔기 때문에 미투 제품도 나오는 것이고, 시장이 커지려면 경쟁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어서 그는 또 “모든 만두 제조사가 동일한 콘셉트로 만두 제품을 선보인 게 6년만으로 굉장히 큰 변화다”라며 “얄피 만두 시장을 풀무원이 이끌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고, 얇은피는 풀무원에서 제일 처음 출시했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에 대해서도 소비자들 역시 인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고 자부했다.

향후 그는 얄피만두를 통해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냉동고에 구비하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과 품질유지 등에 힘쓰고자 한다. 이어 새롭고 재미있는 마케팅활동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 브랜드를 지속 창출해 나가고자 하는 목표 역시 동반한다.

홍 매니저는 “지금까지 얄피만두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제품 자체의 맛이 좋고 다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특징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1000억원대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판매 채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맛의 경우에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새로운 맛으로 지속 개발,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홍세희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PM(Product Manager) 약력
△1989년생(만 30세) △경영학, 영문학 복수전공 마케터 9년차 △2011~ CJ 냉장면&떡볶이 담당 △2015.7월~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대표 제품:육즙듬뿍만두, 새우듬뿍만두, 호떡만두 3종(모짜렐라,달콤씨앗,사천식매콤), 얇은피꽉찬속 만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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