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펀드 창구 분리한다… DLF 대책 내달 추진
상태바
은행 예금·펀드 창구 분리한다… DLF 대책 내달 추진
  • 정웅재 기자
  • 승인 2019.11.17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 개정 전 행정지도부터…상품리콜제·숙려제 확산 유도
당국 개정방안 도입 시 은행 사모 판매 더욱 감소할 듯
금융당국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내달부터 은행 예‧적금과 펀드 창구를 따로 떼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내달부터 은행 예‧적금과 펀드 창구를 따로 떼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책으로 예‧적금과 펀드 창구를 따로 떼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의 펀드 판매를 공모펀드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방침이어서, 감소세에 접어든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은행에서 예‧적금과 펀드 창구를 따로 떼놓는 방안을 내달부터 시행할 전망이다. 당국은 약 2주간 업계의 의견을 들은 뒤 법 개정 사안이 아닌 보완 조치들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자본시장법, 은행법, 보험업법 등 각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기에 앞서 당국은 먼저 행정지도로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도입한 금융투자상품 리콜제(철회권)나 숙려제도는 다른 은행으로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또 당국은 고난도 상품이 아니더라도 원금보장형이 아닌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 지점 직원과 고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은행 자체 지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최대 손실률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아예 판매 창구를 따로 구분해두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의 개정방안 도입으로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가 제한되면서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실적은 줄고 증권사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7조7570억원으로 전월 대비 2.9% 감소했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지난 8월 1.4% 줄어든 데 이어 9월에는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 8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주로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DLF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은행이 고위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7월 말 7조5533억원에서 9월 말 6조2122억원으로 1조3000억원(17.8%)가량 줄었다. KEB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3조8301억원에서 9월 말 3조5566억원으로 2735억원(7.1%) 감소했다.

반면 증권사는 7월 이후 사모펀드 판매가 늘었다.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7월 말 313조원에서 8월 말 318조원, 9월 말 322조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보험사도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7월 말 2조9790억원에서 9월 말 3조1838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지난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앞으로 은행과 증권사 간의 사모펀드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이번 방안으로 은행은 향후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사모펀드는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해당되지 않고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주요 대상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은행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사모펀드 판매잔액의 16.2% 정도다. 은행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이미 7월부터 감소 중이다. 6월 말 5조2372억원에서 9월 말 4조4865억원으로 7507억원(14.3%) 정도 줄었다. 이에 비해 증권사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7월 말 25조3875억원에서 증가세가 이어져 9월 말 26조4514억원으로 1조639억원(4.2%) 늘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자 보호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 채널로의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대신 은행 고객의 고난도 사모펀드 접근성은 사모투자 재간접 공모펀드로 보완할 계획이다. 올해 9월 말 현재 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잔액은 81조3904억원으로 사모펀드 판매잔액의 2.9배 수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