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성수기인데”…항공업계, 3Q ‘곤두박질’…4Q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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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성수기인데”…항공업계, 3Q ‘곤두박질’…4Q도 힘들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1.1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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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영업이익 70% 급감…아시아나는 570억원 손실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도 적자 늪
日 불매운동 장기화·공급과잉 여파 등으로 4분기 실적도 불투명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항공사들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항공사들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화물 실적 악화와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 수요 감소, 원화 약세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이다. 설상가상 현재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4분기 실적 개선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2개 대형항공사(FSC)와 4개 저비용항공사(LCC)는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적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6000억원이 급감했고, LCC 4개는 3분기 6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대한항공은 3분기 적자를 피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70% 급감한 1179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3.7% 감소한 3조2830억원, 당기순손실은 211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영향과 환율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된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하며 실적이 악화했다. 매출은 1조8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570억원과 2325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한·일 갈등 및 미·중 무역분쟁 영향에 따른 여객·화물 동반부진과 환율상승으로 인한 외화비용 증가, 국토교통부 ‘정비안전기준’ 강화에 따른 정비비 증가 및 가동률 하락, 운용리스 회계변경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 증가 등의 이유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LCC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제주항공부터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까지 4개 업체가 모두 2분기 연속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맏형인 제주항공은 3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보다 5.3% 증가한 368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74억원과 301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 계열 LCC 진에어도 3분기 매출액 2239억원, 영업손실 1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8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진에어는 여행수요 및 글로벌 경제 둔화 등 부정적 영업 환경과 시장 공급 증가, 일본 여행 심리 악화에 따른 일본 지역 공급 축소라는 외부 악재 외에도 국토교통부 제재로 인한 경영 비효율성이 지속되면서 최악의 경영 실적을 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LCC 에어부산은 3분기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티웨이항공도 3분기 109억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22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는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있어 여객수요가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여객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해 수익성이 급감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3분기 일본을 오가는 항공여객은 3년 내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2019년 3분기 항공운송동향 및 분석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일본 노선 항공 이용객은 438만5399명으로, 전년 같은 분기 513만4114명 대비 14.6% 줄었다.

문제는 항공업계의 4분기 실적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통상 4분기가 비수기에 해당하는데다 항공사들의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한일 갈등 장기화, 홍콩 정세 불안 등 대외요인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LCC는 국제선 부문이 과잉공급 국면에 들었고 FSC는 화물 물동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7월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여행 보이콧과 경기둔화, 원화 약세 등 대외환경 악화가 점쳐지면서 성수기가 무색한 실적쇼크로 이어졌고 4분기에는 여객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손실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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