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폼페이오 회동 불발...지소미아 후폭풍 고민 커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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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폼페이오 회동 불발...지소미아 후폭풍 고민 커진 정부
  • 김정인 기자
  • 승인 2019.11.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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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라인 압박 거세지자 정부 발등에 불 떨어져
미국 설득 사실상 무산...일본과 막판 담판 나설 듯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압박이 노골화되면서 거센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강경화 외교장관을 통해 미국 설득 작업을 벌일 계획이었지만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면 만나지 않을까 했는데 APEC이 취소되면서 (강 장관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지 못했으니까 다른 기회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면서도 “다음 주는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강 장관이 다음 주 지소미아가 종료되기 전 미국을 방문해 폼페이오 장관과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라인을 통한 지소미아 종료 철회 압박이 거센 만큼 외교라인을 통해 한국의 입장을 재차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일정을 잡는데 실패하면서 방미 계획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동 불발은 폼페이오 장관 본인의 사정 때문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외압 스캔들에 폼페이오 장관 역시 휘말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이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회동이 불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미 국방부 라인이 총출동해 한국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압박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외교라인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 국무부는 지난주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통해 지소미아의 연장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우리 정부로서는 일본과의 담판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 우선 오는 17~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가 기회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고노 다로 일본 방위장관과 회담을 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 장관은 오는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상과 마지막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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