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열풍에 장외시장에도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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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열풍에 장외시장에도 뭉칫돈
  • 정웅재 기자
  • 승인 2019.11.14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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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 등 강세에 K-OTC 거래대금 연일 경신
안전·투명·세제혜택에 코넥스 3배까지 성장
바이오 기업들의 강세로 K-OTC가 일일 거래대금을 경신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K-OTC IR Day 행사에서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상품서비스 본부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금융투자협회 제공
바이오 기업들의 강세로 K-OTC가 일일 거래대금을 경신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K-OTC IR Day 행사에서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상품서비스 본부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금융투자협회 제공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 이어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거래시장 K-OTC도 비보존을 위시로 한 바이오 기업들의 강세가 뚜렷하다. K-OTC는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환경 제공과 세제 혜택 등으로 기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코넥스 시장 규모의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는 지난 9월 누적 거래대금 2조원을 달성했다. 이어 비보존 등 바이오제약 기업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 6일 일일 거래대금이 234억원을 기록하며 전일 시장 최고치였던 158억을 단 하루 만에 경신했다.

현재 K-OTC 시장은 136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으며 전체 시가총액은 15조1124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초기 중소·벤처기업이 주로 상장하는 코넥스 시장 규모(5조4346억원)의 세 배에 가까운 규모다.

K-OTC에서 거래되는 12개 바이오의약 기업 중 △비보존 △와이디생명과학 △메디포럼 등 9개 기업은 작년 이후 편입됐지만 바이오 기업들이 K-OTC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K-OTC 시장에서 거래되는 바이오 기업 12개의 시총은 전체 시장의 약 23.75%에 해당한다.

비보존의 시가총액은 13일 종가기준 1조5292억원으로 시가총액 1위이자 시총 비중이 10.05%로 장외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어 △삼성메디슨 9391억원(8.06%, 시총 3위) △콜마파마 2989억원(1.96%) △와이디생명과학 2299억원(1.51%) 등도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비보존의 경우 코스닥 상위권에 위치한 메디톡스(1조6956억원)와 셀트리온제약(1조3226억원), 신라젠(1조2114억원)에 견줄만한 수준이다.

올해 K-OTC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9월까지 약 26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3000만원 감소했다. 하지만 비보존이 오는 12월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 임상 3상 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래대금이 현재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는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일일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꾸준히 넘어섰다. 매달 거래대금이 전체 3위 안에 들었던 가구업체 지누스가 지난달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거래 실적은 괄목할 만 하다.

바이오 기업들이 K-OTC에 진입하게 된 이유는 국내 유일 제도권 장외시장으로서 사설거래시장에 비해 투명한 거래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바이오제약 상장회사들은 임상실험 결과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며, 셀트리온의 사례처럼 공매도 거래의 먹잇감이 돼 곤란을 겪는다. 비상장주식은 상대적으로 단타를 노린 주가 조작 세력에 노출될 위험이 줄어들지만 사설 중개업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 가격 체계와 결제 과정이 불투명하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경우 현금 지급이 늦어진다거나 주식 입고가 불이행되는 등 거래사기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K-OTC는 증권사를 통해 결제 안정성과 거래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작년 초부터 중소·중견기업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는 등 세제 혜택도 투자 활성화 요인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상장 전부터 거래 기록을 쌓아 안정적인 상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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