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더’ 증권사도 ‘경제 눈높이’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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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증권사도 ‘경제 눈높이’ 뚝뚝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1.1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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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평균 성장률 2.1% 전망…IMF·OECD 보다 낮아
무역 분쟁 불확실성 지속 가운데 내수 경기 악화 우려
업계, “투자 감소와 생산 인구 부족으로 저성장 불가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증권사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우리나라 내수경기 침체 심화 등이 성장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12일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 9개사가 전망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평균치는 2.1%로 집계됐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2.2%, 2.3%를 밑돈다.

우리 증권사들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최저 1.8%에서 최고 2.3%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으로 각각 내년 성장률을 2.3%다. 반면 가장 낮춰 잡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1.8%를 제시했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2.2%) △KTB투자증권(2.2%) △교보증권(2.1%) △KB증권(2.0%) △키움증권(2.0%) △하나금융투자(2.0%)순이다.

우리나라 경제를 바라보는 업계 시각은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내우외환’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미국·중국 무역분쟁 과정에서 지금까지 양국이 공표한 관세부과가 모두 실현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이 0.34%포인트(p)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내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경기 활력을 떨어뜨리는 원흉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19~2020년 연평균 2.5~2.6% 수준인데, 민간에서는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더 가파르게 판단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이 2021∼2025년에는 2%대 초반에 머물다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것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2년6개월간 최저임금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를 기록했지만 양극화는 더 벌어졌다. 지난 2·4분기 최하위 20%(1분위)와 최상위 20%(5분위)의 소득 비율을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0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무려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최장기간이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수출 역시 30% 이상 급감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년 확장적 재정정책과 500조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 했지만 업계는 설비 투자 감소와 생산 가능 인구 부족에 따른 저성장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2~3년간 설비·건설 투자의 감소와 작년부터 본격화된 생산가능 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구조적으로 낮아지면서 한국 경제는 1%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도 “대외 불확실성으로 국내외 수요 개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수출이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수요가 약하고 재정 확대 여력이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 재정지출 확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세수 둔화와 적자 국채 발행이 예상보다 커지면 재정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경기부양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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