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멈춘 식품社 해외서 길을 찾다⑥] ‘국민 조미료’ 미원… 베트남서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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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멈춘 식품社 해외서 길을 찾다⑥] ‘국민 조미료’ 미원… 베트남서 ‘승승장구’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11.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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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서 국내 매출액 2배 이상 ↑, 현지 마케팅 주효
60년대 미원 사진. 사진=대상그룹 제공
60년대 미원 사진. 사진=대상그룹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1세대 조미료를 대표하는 대상의 ‘미원’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60년대 향미증진제는 인공적이고 몸에 유해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면서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MSG(L-글루탐산일나트륨·Monosodium L-glutamate)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오명을 벗고 해외 시장서 다시 한 번 승승장구 중이다.

11일 대상그룹에 따르면 미원은 국내 점유율 95% 이상을 기록, 발효조미료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원의 해외 매출액은 2006년 1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2000억 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는 국내 매출액보다 2배 가까이 성장한 1800억원 수준의 해외 매출을 기록하며 한국 조미료의 우수성을 해외에 널리 전파중이다. 

미원의 역사는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이케다 박사에 의해 처음 개발된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었던 50년대 중반 개발됐다. 1955년 대상그룹 창업자인 고 임대홍 회장이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 성분 ‘글루탐산’ 제조법을 일본에서 습득한 후 이듬해 부산에 ‘동아화성공업’을 설립하고 최초의 국산 발효조미료인 ‘미원’을 만들어냈다.

국내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떤 음식이든 미원을 조금씩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가정집마다 미원을 사용 안 한 집이 없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주부들에게 ‘맛의 비밀’, ‘마법의 가루’로 불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당시 국산조미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으며, 당대 최고의 인기 여배우들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미원은 동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만큼 거대 식품회사로 성장했다. 대상은 1973년 인도네시아에 MSG 제조 합작기업인 ‘미원 인도네시아’를 설립해 국내 최초로 해외 플랜트를 수출했다. 1976년에는 마케팅 및 유통 기능을 전담하는 PT. JICO AGUNG을 설립,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해외 시장 공략에 어려움도 겪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 외국 기업에 대한 반감과 미원에 대한 생소함 때문에 현지 로컬 시장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초기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보다는 섬지방과 산간지역을 먼저 집중 공략하면서 입소문을 키우기에 주력했다. 또 영업사원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정장을 고수하며 열정적인 모습을 부각해 지역 사회의 신뢰를 얻으면서 성장에 속도를 붙였다.

동시에 마케팅과 지역사회 기반의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호감을 얻는 것에도 집중했다. 공장이 위치한 인근 지역 현지인들을 직원으로 우선 선발해 채용하고, 공장 자체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사회에 공급했다. 이 밖에도 매월 기부활동과 장학사업을 펼치고, 현지 NGO 단체와 연계해 영세민 대상 생필품을 지급, 구호활동을 펼치는 등 전 직원이 인도네시아 현지인들과 융화되는데 노력했다.

이같은 노력이 쌓이면서 미원 매출은 서서히 증가했다. 미원을 찾는 현지 소비자들이 늘면서 현재는 인도네시아 어디에서도 미원 제품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미원은 주로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대부분의 국, 탕, 찌개류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나시고랭 류의 볶음밥,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인 박소 등에도 쓰이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미원은 현재 베트남에서도 높은 위상을 자랑한다. 1995년 하노이시 인근 벳찌에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MSG 생산·판매를 시작해 24년째 미원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미원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전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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