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려도 높아지는 대출 문턱
상태바
기준금리 내려도 높아지는 대출 문턱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11.11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중銀, 금융채 금리 오르고 대출 총량 규제 의식…대출 증가 자제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여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도 더해져 연말 대출 이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인상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11일부터 일주일 전인 지난 4일 대비 0.035~0.09%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이 2.64∼4.14%로 가장 큰 폭(0.09%포인트)으로 올랐으며 농협은행(3.22∼4.32%)도 0.08%포인트 인상됐다. 신한은행(3.00∼4.01%)과 우리은행(2.85∼3.85%)은 1주일 전보다 0.06%포인트, 하나은행도 2.876∼4.086%로 전주 대비 0.035%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오르는 데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6일 1.301%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이후 오름세를 유지해 지난달 25일 1.741%로 마감했다. 

이처럼 국고채 금리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등 시장금리가 오르자 보금자리론 역시 인상됐다. 지난달 28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달 보금자리론 금리를 2.20%에서 2.55%로 조정했다. 이는 전달(10월)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문제는 시중은행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新)예대율(대출·예금 비율) 규제로 대출금리를 섣불리 내릴 수도 업다. 새로운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해야 한기 때문이다. 주택대출로 돈을 버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영업구조에서 이처럼 계산식을 바꾸면 예대율이 100%를 넘기는 은행이 나올 수 있다. 은행들 입장에선 예금금리를 높게 가져가면서 예금을 유지·추가 유치하고, 가계대출 금리는 높여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연말까지 맞춰야 하는 대출 총량규제 역시 은행들의 대출 시행에 걸림돌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5%대로 제한하고 있다. 가계대출을 이미 6% 이상으로 늘린 은행 입장에선 이달과 내달에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은행들이 시장금리 인상분뿐 아니라 가산금리나 우대금리까지 조정하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것도 가격을 올려 수요를 통제하자는 취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 때문에 가계대출을 늘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여기에 총량 규제도 맞춰야 하다보니 뒤로 갈수록 가계대출 증가세를 조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