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늘어난 부동산신탁업, '먹거리' 싸움 치열해질 듯
상태바
식구 늘어난 부동산신탁업, '먹거리' 싸움 치열해질 듯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10.27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존 11곳에 대신·한투·신영증권 계열 3개 업체 가세
경기침체 속 과당경쟁 벌어지면 수익성 저하 불가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증권사 계열의 부동산신탁사 3곳이 새로 진입했다. 이에 부동산신탁사는 14곳으로 늘어나게 됨에 따라 생존을 위한 '먹거리' 경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부동산신탁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이 더 치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수주전이 과열로 이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계열의 대신자산신탁이 지난 7월 인가를 받은데 이어 한국투자부동산(한투부동산신탁)과 신영알이티(신영자산신탁)도 최근 신탁업 본인가를 받았다. 한국투자부동산은 한국투자증권, 신영알이티는 신영증권 계열이다.

부동산신탁업이란 부동산 소유자에게 부동산 권리를 위탁받은 신탁사가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개발·관리·처분하고 그 이익을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신탁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줄곧 11개 회사가 시장을 독점해왔는데 올해 3곳이나 늘어나게 됨에 따라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부동산신탁사 차입형토지신탁 수탁고가 2009년 이후 최초로 감소하는 등 업황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차입형토지신탁 수탁고는 지난 6월 말 기준 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00억원 줄었다.

차입형토지신탁은 부동산 개발사업 진행시 위탁자 조달자금 및 분양대금 등으로 사업비 충당이 부족할 때 부동산신탁회사의 고유계정에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리스크는 크지만 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부동산신탁회사 상반기 순이익도 26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억원(7.7%) 감소했다. 또 기존 11개사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수탁고는 59조3000억원으로 전년말과 비교해 2조8000억원(5.0%) 늘었다. 신탁보수는 1256억원으로 417억원(49.7%) 증가했다.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시 신탁사가 준공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다.

부동산신탁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부동산 경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경우 토지신탁을 비롯해 대부분의 부동산신탁 업무의 신규 수주 물량이 감소한다”며 “또 저조한 분양률 및 시공사 부도 위험 확대로 기존 사업장에서의 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신탁재산을 둘러싼 이해당사자 간 소송이 늘어나면서 관련 비용 지출도 확대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이 집중된 지방의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서 미분양주택 수가 빠르게 증가, 기존 사업장 부실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은 1만331가구, 지방은 5만2054가구로 지방 미분양이 전국 미분양 물량의 83.2%나 차지하고 있다.

신규 3개사는 차입형토지신탁 업무는 2년 후부터 가능해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에 진출, 수수료 인하 경쟁률이 벌이질 공산이 높다. 또 대신자산신탁은 연내 리츠인가를 당국에 신청하고 내년 중 리츠 관련 상품 출시를 목표로 삼는 등 리츠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전반적인 시장 규모가 축소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신규 부동산신탁사가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신탁사가 증가하면서 부담하는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던 책임준공형 개발신탁 상품의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