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삼성ㆍLG, 글로벌 IT시장에 한국을 알리는 '쌍두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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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삼성ㆍLG, 글로벌 IT시장에 한국을 알리는 '쌍두마차'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3.01.14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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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쾌속질주…연 매출 200조 돌파 '사상최대'
경쟁 업체 따돌리고 세계시장 주도…스마트폰 세계 1위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가히 삼성전자의 시대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행보는 어느새 내놓는 제품마다 찬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특히 애플이 선도하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불과 5년여 만에 뒤집으며 세계1위 노키아까지 따돌리고 전체 휴대폰 시장 1위에 등극했다. 삼성전자의 거침없는 질주에 LG전자라는 걸출한 경쟁사의 존재도 한몫 했다. 국내 전자산업의 시초이자 영원한 라이벌인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과정에서 최근 몇 년간 뒤처지긴 했지만 삼성의 거의 유일한 적수라고 해도 무방한 기업이다. 그만큼 두 기업의 존재는 국내 전자업계를 넘어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애플이라는 글로벌 기업까지 더해진 세계 전자산업의 경쟁 구도는 휴대폰을 넘어 가전제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 2013 CES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의 올레드 존에서 올레드 TV를 관람하고 있다.
시작은 LG…대한민국을 바꾸다

국내 전자산업의 태동은 LG전자다.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1958년 LG그룹의 창업주인 故 구인회 선대회장은 LG전자(옛 금성사)를 설립해 1년여 만인 1959년 첫 국산 라디오인 ‘A-501’을 생산했다.

이후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을 잇따라 생산하며 그 앞에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독식했다. “남이 안 하는 것을 하라. 뒤따라가지 말고 앞서가라. 새로운 것을 만들라”는 구 회장의 기업철학은 금성사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던 1968년 어릴적 죽마고우 이자 사돈지간 이었던 삼성그룹 창업주인 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구회장을 만나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구 회장은 “(돈이) 남으니까 하려고 하지”라며 격노했고 일을 계기로 둘은 평생 화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성사의 반발 속에 이 회장은 생산물량을 수출한다는 조건으로 1969년 삼성전자를 세웠고, 두 기업의 경쟁은 이때부터 본격화 됐다.

최고 아니면 안한다…삼성의 반격

1975년 삼성이 5초 만에 켜지는 ‘이코노 TV’를 내놓아 인기를 끌자 LG는 100여개에 가까운 모델을 쏟아내며 뒤집었다. 1980년대 삼성이 이코노TV, 음성다중 액설런트TV로 역전하자 LG도 음성다중TV를 내놓아 반격했다.

2000년대 와서는 평판TV 크기로 경쟁을 벌였다. 두 기업의 물고 물리는 경쟁은 한국 전자산업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고 당시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숙적 일본의 ‘소니’를 꺾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을 시작한 것은 LG전자를 의식한 것이 크다. 1970년대 ‘만년 2등’으로 불리던 삼성은 선두로 치고 나가려면 반도체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1983년 64KD램 개발로 본격적으로 반도체에 뛰어든 삼성은 1992년 D램 시장 1위에 오른 뒤 20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전자 산업의 시초는 LG에 내줬지만 결국 세계 최고 반열에 올랐고, 애플에 스마트폰 첫 출시를 내줬지만 몇 년 만에 이마져도 압도해 버렸다.

특히 오늘의 삼성전가 있게 한 가장 큰 사건으로 지금도 회자되는 것이 이른바 ‘휴대폰 화형식’이다. 지난 1995년 3월,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내 운동장에서 이건희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15만대의 불량 무선전화기를 불태우는 화형식이 진행됐다.

불태워진 휴대폰 가격만 따져도 5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 회장은 화형식을 앞두고 “고객에 외면 받는 저 품질 제품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를 피력한 바 있는데, 최고를 지향하는 삼성전자의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2013 CES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UHD TV 등 다양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신화는 계속 될까…글로벌 견제 속 분주

갤럭시S 시리즈 등 스마트폰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얼마 전 연매출 200조원을 돌파하며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섰다. 시가 총액은 224조를 넘어섰고 주가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2년 4분기에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8조8천억원을 잠정 기록했는데, 이건희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 1987년 당시 연매출이 약 9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공할만한 발전이다. 지난 한 해 전체 영업이익은 29조원이 넘었다.

삼성전자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가운데 경쟁사인 LG전자는 뒤를 바짝 쫒는 형국이다. 애플이 지난 2007년 2년여의 개발 끝에 휴대전화에 ‘스마트’라는 옷을 입혀 일대 혁신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시작된 휴대폰 업계 판도는 가전제품 전반에 ‘스마트’가 더해지며 경쟁 구도가 심화됐다.

이 가운데 LG전자는 삼성과 애플의 뒤를 쫒으며 몇 년간 뒤쳐진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 중이고, 삼성은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 등을 앞세워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애플은 창업주인 스티브잡스 사망 이후 주춤하며 아이폰의 혁신 바람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업계 전망은 올해도 밝은 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올해 최고 기대작인 '갤럭시S4'에 대한 기대가 높다. 아직 구체적인 사양이나 출시 일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신제품 주기에 따라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또 이미 승기를 잡은 스마트폰에 이어 2013년에는 태블릿 시장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 내부의 견해는 조금 달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2013 CES'에서 윤부근 CE(생활 가전) 부문장(사장)은 삼성의 차세대 경쟁상대는 “이종 산업”이라고 말했다.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아디다스가 아닌 닌텐도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이제 TV의 경쟁상대는 TV 제조사가 아닌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새로운 카테고리의 IT 업체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더 이상 제조업체들과 '세계 최고', '세계 최초',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 등을 두고 과도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글로벌 1위 답게 TV 시장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추기도 했다.

LG전자, 영원한 스파링 파트너…‘흥행의 동반자’
애플, 아이폰으로 뜨고 소송으로 정체…‘견원지간’   

‘견원지간’ 애플과의 소송

지난 2008년 3분기부터 미국 휴대폰 시장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에도 피처폰을 포함한 미국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며 애플을 눌렀다.

최근 미국 디지털제품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삼성전자는 미국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26.9%로 1위를 유지했다. 이 조사에서 1위 삼성전자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2% 포인트 늘어난 26.9%를 기록했고 2위 애플은 1.4% 포인트 높아진 18.5%를 차지했다.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의 대히트 이후 휴대폰 시장에 아이폰을 출시해 스마트폰 열풍을 주도한 애플은 삼성전자의 반격에 ‘소송’ 카드를 꺼냈다. 자사 이이폰의 기능과 디자인 특허를 삼성전자가 베꼈다는 것.

현재 아이폰과 갤럭시S 시리즈가 출시된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소송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 소송 주체인 애플에게 삼성전자에 대한 사과문을 기재하라는 판결이 난 영국을 비롯해 자국 기업인 애플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 미국도 있다.

애플이 아이팟을 대히트 시킬 당시에는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엔 역부족 이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지만 삼성전자의 기세는 애플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한 지점에 올라있다.

▲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두고 몇년 째 특허 소송을 거듭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
영원한 ‘경쟁자’ 그리고 ‘동반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13 국제전자제품박람회(2013 CES)가 연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기술력의 호평 속 지난 11일(현지시간)폐막했다.

특히 개막날이었던 지난 8일 양사가 선보인 휘어진 TV와 다음날 선보인 휘어지는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매년 최고 기술력을 뽐내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을 선보인 양사는 올해 역시 증폭된 기대치를 제품으로 증명해 보였다.

반면 소니와 파나소닉·샤프 등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전자회사들 역시 고화질을 앞세운 56인치 4K 올레드 TV를 선보였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기술력·디자인 등 모든 부분에 완패 당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보여준 기술력은 영원한 경쟁자이자 동반자가 만들어낸 걸작이었다.

현재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지만 LG전자에게도 언제든지 상황을 뒤집을 만한 충분한 저력이 있다. 2013 CES에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2015년 '가전 세계 1위'를 반드시 달성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이 LG전자 가전을 보면 사고 싶어 하고 LG 것을 사는 것이 자랑 거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기세에 삼성전자도 응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 부문 사장은 “2013년 이후 전자산업 변화의 핵심 테마는 새판짜기(Rebalancing)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의 주요 기업들의 사업구조 개편 및 합종연횡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LG전자의 좋은 경쟁자로써 자만하지 않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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