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밀라노 ‘자매결연’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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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밀라노 ‘자매결연’은…없.었.다.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01.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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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15년의 ‘밀라노프로젝트’ 거짓말 충격
▲ 대구광역시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밀라노프로젝트’ 관련 사진.

[매일일보]대구시를 섬유패션도시로 재탄생시키는 대형국책사업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대구광역시가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체결했다는 자매결연이 실제는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체결하지도 않은 밀라노시와의 자매결연을 사실인양 시 홈페이지에 15년간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시의 신뢰도를 크게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린 자매결연으로 알았다” 궁색한 해명 빈축
2011년 말 밀라노에서 ‘사실’ 통보받고도 은폐

대구시는 1998년 12월14일 밀라노시청에서 문희갑 대구시장과 가브리엘레 알베르띠니 밀라노시장,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매결연 조인식을 가졌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대구시는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으로 지역 주력산업인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첨단화를 추진, 제2의 밀라노 도시건설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대구시의회의와 정부 등에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 사실을 부각시키며 사업 예산 배정 등을 추진했다.

▲ 대구광역시청 홈페이지에 '자매결연 도시'라고 소개하면서 첨부된 밀라노 지역 사진.

하지만 그같은 대구시의 홍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밀라노시와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대구시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사실이 없었다. 대구시와 밀라노시는 지난 1998년 교류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한 사실이 있지만 이는 자매결연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대구시가 지난 2011년 말께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들을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밀라노시 관계자가 대구시 관계자에게 ‘대구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사실이 없다’고 통보했는데도 시는 이를 숨기고 계속 대구시민들과 대구시의회에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알렸다는 점.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형식이 공동선언문이지만 우리는 이를 자매결연으로 알았다”며 “나중에 밀라노시가 다른 말을 해 우리도 당황스러웠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2011년 말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의회 업무보고와 시청 홈페이지에 계속 밀라노시가 대구시의 자매도시라고 홍보한데 대해 “민생과 관련된 것도 아니고 당장 알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생각했다”며 “다시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추진해 성과가 나면 알릴 계획이었다”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당시 대구시와 밀라노시가 체결한 공동선언문은 ‘두 도시간 우호와 협력(friendship and coperation)’으로 표현돼있다. 통상 자매결연을 의미하는 ‘Sisterhood Agreement’와 명백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매결연을 맺은 것으로 알았다”는 대구시의 해명은 ‘국제 관례에 까막눈’이란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의회 권기일 경제교통위원장은 “대구시가 10년이 넘도록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처럼 시민 등을 속인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라며 “단적인 사례이지만 대구시 공무원들의 행정자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시를 밀라노처럼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를 만들겠다고 추진된 밀라노프로젝트는 1999년부터 10년간 국비와 시비 등 8778억원의 예산을 투입됐다. 특히 이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각종 비리가 발생하고, 당초 목적인 제2의 밀라노 도시 구현은 후임 시장 등의 무관심 등으로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대구광역시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밀라노프로젝트’ 관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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