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지엠 노조 “파업 안 한다”… 노사 갈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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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지엠 노조 “파업 안 한다”… 노사 갈등은 여전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10.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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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을 포함한 모든 투쟁 행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지만, 노사 갈등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1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파업 등 투쟁 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그동안 임금협상 과정에서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업을 반복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달 9~11일 전면파업을 벌였다. 부분파업이 아닌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한국지엠 전신인 대우자동차 시절 1997년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적은 있었지만, 2002년 제너럴모터스(GM)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에는 전면파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9월 20일 4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또 24일부터 27일까지는 하루 6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지난 8월 20일부터 이어졌던 부분 또는 전면 파업으로 한국지엠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대폭 쪼그라들었다. 한국지엠의 올 9월 판매 실적은 2만1393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6% 감소했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1만대가 넘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에 교섭 중단 선언을 한 상황에서 추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이어가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부분 또는 전면 파업은 당분간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임금협상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은 여전하다. 올해 마무리 짓지 못한 임금협상 교섭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지엠 노조의 현 집행부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다음 집행부가 다시 사측과 임금협상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10차 단체교섭에서 한국지엠은 노조가 요구한 기본급 인상 및 성과급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한국지엠은 2014∼2018년 누적 적자가 4조원에 달한다. 임금동결이 불가피한 입장이 분명한 것이다. 결국 노사는 극심한 대립 끝에 임금협상에 합의하지 못했다. 적자가 지속되고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임금 인상 요구는 이해하기 어렵다. 대중이 납득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결단이 기다려지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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