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결하는 카드사들…‘을지로 전성시대’ 개막
상태바
집결하는 카드사들…‘을지로 전성시대’ 개막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10.06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씨카드, 을지트윈타워 본사 이전 완료…비자코리아, 연말 을지로 이사 예정
카드사 대다수 을지로 인근 터전‧…“업계 공통 현안에 긴밀한 대응 가능할 것”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카드사들의 ‘을지로 시대’가 열렸다. 비씨카드는 27년을 머물던 강남 본사에서 을지로 사옥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비자코리아도 연말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에 새 둥지를 튼다. 을지로는 다양한 금융사들이 몰려 있어 새로운 협업 모델을 통해 시너지를 높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서초구 남부터미널 사옥을 정리하고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을지트윈타워’에 입주했다. BC카드는 지난해 을지트윈타워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지난달 마지막 주부터 부서별로 이사를 진행, 현재 임직원들의 출근길은 새 터전인 을지로 사옥이다.

BC카드는 신사옥 이전을 오랜 시간 준비해왔다. 1992년 서초구 사옥에 입주해 올해까지 27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면서 건물이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범 초기보다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공간 수용력이 떨어졌다. 일부 부서는 강남 본사 인근 건물의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해야 했다.

이에 BC카드는 을지트윈타워 동관 일부를 3700여억원에 매입했다. 을지트윈타워는 연면적 약 14만6000㎡, 지하 8층, 지상 20층의 사무용 건물로 2개 동 구조로 돼 있다. 건물에는 근린상가, 어린이집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으며, 지하철 2개 노선과 지하로가 연결돼 있어 임직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이번 사옥 이전으로 부서 간 업무 시너지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IT본부 등 흩어져 있던 일부 부서들이 한 공간에 모이게 돼 부서간 소통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BC카드가 플랫폼, 핀테크, 블록체인 등 각종 신기술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인력과 사무실 배치로 어려움은 겪지 않게 된 셈이다.

특히 을지로는 BC카드 회원사들과 지리적 거리가 가까운 이점이 있다. 유관기관인 여신전문협회를 비롯해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금융사들의 본사가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모회사인 KT도 광화문에 있어 활발한 협업이 예상된다.

비자코리아는 올해 연말 중구 소공로 OCI 빌딩에서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비자코리아 본사 이전은 한국 진출 이후 처음이다. 비자코리아는 센터원 빌딩에 새 둥지를 틀면서 ‘비자 이노베이션 스테이션’을 건물 내 설치할 계획이다.

비자 이노베이션 스테이션은 대형 금융사와 핀테크 스타트업, 개발자, 이해 관계자가 함께 개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비자코리아는 비자 이노베이션 스테이션에서 핀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여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내놓겠다는 포부다.

카드사들의 을지로 집결에 물꼬를 튼 것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2017년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위치한 파인에비뉴빌딩 A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어 하나카드 역시 방배사옥 등에 흩어져 있었지만 을지로 대로변에 있는 옛 외환은행 건물로 이전해 지리적 이점을 누리고 있다.

기존에 강북을 지키던 카드사들은 BC카드의 입성을 반기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현대카드를 제외하고는 7개 카드사가 을지로, 광화문, 시청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로 업계의 공통 현안이 있는 상황이라 가까워진 거리만큼 긴밀한 교류가 가능해졌다는 목소리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여의도에 있는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금융사 본사가 을지로 주변에 있다”며 “금융업권 내 소통과 협력도 중요하고,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보유한 핀테크와 정보통신기업 등 타업권과의 협업까지 활발히 논의되고 있어 이들과의 가까워진 물리적 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