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국 정상, 판문점 회동 후 98일 만에 실무협상
상태바
북·미 양국 정상, 판문점 회동 후 98일 만에 실무협상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0.01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함께 북측으로 넘어갔다가 남측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함께 북측으로 넘어갔다가 남측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북한과 미국이 양국 정상의 오는 5일 실무협상을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6월 판문점 회동 후 98일 만이다. 이로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여정에 다시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번 실무협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오는지에 따라 올해 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3차 정상회담에서 다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지 결정될 전망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일 “조미(북미)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측 대표들은 조미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직 실무협상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협상팀이 본국과 소통하기 어려운 평양이나 판문점보다는 스웨덴 등 북한대사관이 있는 제3국에서 만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이번 실무협상의 관건은 지난 2월 28∼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이견을 얼마나 좁히느냐다. 북한과 미국은 비핵화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극명한 인식 차이를 보였고 결국 회담은 결렬됐다.

당시 미국은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정의하고 거기에 이르는 단계를 구체화하는 ‘포괄적 합의’를 주장했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출발점으로 삼아 점진적으로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단계적 합의’를 주장했다.

미국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여러 계기에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지만, 이는 상응 조치에 국한한 것이고 비핵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의하고 로드맵을 그리는 데에는 여전히 확고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것을 확인한 북한이 이번 실무협상에서 비핵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리된 입장을 들고나온다면 이에 따른 상응 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다만, 하노이 회담 결렬 후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제재 해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밝혀온 북한이 제재 문제를 다시 들고나온다면 차기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