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PB생수 VS 기존 생수업체 '살수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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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PB생수 VS 기존 생수업체 '살수대첩'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9.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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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물류 프로세스 효율화로 합리적 가격…판매↑
생수업체, 정기배송에 따른 혜택 및 용량 다양화 내세워
이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이마트 PB생수 '국민워터'를 골라담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이마트 PB생수 '국민워터'를 골라담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국내 생수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이를 점하기 위한 생수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형마트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가 본격 생수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기존 생수 대비 ‘저렴한 가격’을 기본으로 고객의 발길을 하나 둘 잡아당기면서 생수 업체의 대항마로 빠르게 승격했다는 평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시작한 PB생수 초저가 경쟁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로까지 잇따라 번지면서 국내 생수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게 눈 감추듯’ 팔려 나가는 대형마트 PB생수로 인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수 시장의 판도가 크게 뒤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단 돈 10원에도 빠르게 돌아서는 고객을 지속 붙잡기 위해서는 생수업체만의 ‘치트키’가 필요하다는 반응에 무게가 쏠린다.  

실제로 이마트 PB생수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9일 출시한 자체브랜드(PB) 생수인 ‘국민워터’가 23일까지 5일간 41만 병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 하나만으로 1억 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한편, 생수 전체 판매량의 50%를 국민워터가 차지했다. 판매량은 생수 매출 1~4위 제품을 합친 것보다 30%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측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1년치 주문 물량 400만 개가 10개월 안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트는 올 초부터 사전기획을 통해 체계적으로 물류 프로세스를 효율화함으로써 연중 저렴한 가격에 국민워터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고중량으로 물류비가 많이 드는 생수 생산지를 이원화함으로써 이마트 물류센터와 가까운 생산지에서 상품을 받는 방법으로 물류비를 대폭 낮췄고, 공장 가동률을 기존 70%에서 85%로까지 높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국민워터(2ℓ·6)’ 가격은 1880원으로, 병당 약 314원이다. 이는 유명 브랜드 생수 대비 최대 68% 낮으며, 기존 운영하던 이마트 대표 PB 생수보다도 30% 가량 저렴하다.

이마트발(發) 생수 전쟁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동참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PB생수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를 1650원에 내놨다. 1리터에 137원으로 이마트보다 20원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한 수 더 떠서 5원 더 낮은 가격인 1리터에 132원을 제시했다.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점포와 온라인에서 자체브랜드 생수 ‘바른샘물’을 1590원(2리터·6병)에 판매한다. 단 1인당 2묶음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는 주된 이유는 이른바 ‘미끼상품’을 통해 돌아선 고객을 유인하고자 하는데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대형마트는 초저가 행사를 시작한 이후 방문객수, 매출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 일례로 이마트가 국민가격을 시작한 지난달 총매출액은 1조3489억원으로 전월 대비 11.6%,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기존 생수업체들은 대형마트가 실시하지 ‘정기배송’ 찬스 등을 통해 점유율 굳히기에 한창이다. 국내 생수 시장은 △제주개발공사 ‘삼다수’의 독주 속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닐슨데이터 통계 기준 지난해 삼다수(39.8%)가 1위, 아이시스(12.3%) 백산수(8.4%)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들 3사는 자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수량과 주기 요일 설정 등에 따라 따박따박 문 앞에 생수를 가져다주는 편이성을 기본으로 경쟁한다. 여기에 자체 앱 주문 시 △‘삼다수’ 구매금액의 3% 포인트 적립 △‘아이시스’ 정기배송 3회차마다 300㎖ 20개 무료 제공 △‘백산수’ 구매금액의 5% 마일리지 적립 등 정기 배송 신청에 따른 혜택도 제각각이다. 롯데마트를 제외한 대형마트 2사에서는 정기배송을 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친환경’ 키워드가 소비를 결정짓는 중요 가치로 부상하면서 친환경 패키지 도입을 통한 2차 경쟁에 돌입했다. 3사 모두 페트병 경량화와 수(水)분리성 접착제를 사용한 라벨 사용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속적인 경량화 활동을 추진, 지난해 기준으로 페트병 중량의 약 13%인 약 6000톤을 줄이는데 일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비교해 국내 생수업체의 제품의 경우 좀 더 용량이 다양화 돼 있어 소비자들의 필요에 따라 선택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독경제 연장선에서 정기배송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 핵심 장점으로 설명가능하다”며 “마트서 뿐만 아니라 편의점 등 거의 모든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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