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급제 내홍 겪은 교보생명, 올해 2%대 임금인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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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급제 내홍 겪은 교보생명, 올해 2%대 임금인상 합의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9.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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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직 1.5%‧사무직 2.0% 인상…격려금 300% 추가 100만원 지급
교보생명 전경.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 전경. 사진=교보생명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교보생명 노사가 2019년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올해 임금협상은 지난해와 달리 민감한 이슈가 없어 원만하게 진행됐다. 인상률을 다소 억제하는 대신 격려금을 증액해 대다수 직원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이번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95.1%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임금인상률은 평균임금 인상(베이스업) 1.5%를 제외한 일반직 1.5%‧사무직 2.0%다. 교보생명은 성과에 따른 차등 임금인상을 없애면서 전 직원들에게 매년 1.5%(베이스업)씩 임금을 기본으로 인상하고 있다.

여기에 임금인상률을 억제하는 대신 격려금(300%+100만원)을 증액해 지급하기로 했다. 격려금 300%가 월급의 300%는 아니지만 이번 격려금 규모는 2015년 이후 최대다. 조정계수를 적용하면 대략 월급의 200%를 지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8년 임금협상안과 비교하면 동결에 가깝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임금인상률은 베이스업을 제외하고 △차‧부장 1.0% △과장 2.0% △대리‧사원 2.2% △사무직 2.0% 등이다. 교보생명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상승세지만 보험업계의 업황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평이한 임금인상률이라는 평가다.

교보생명은 상반기 대다수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대형사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가 영엽이익도 8조1841억원, 6469억원으로 각각 6.6%, 12.5% 증가했다.

이에 교보생명의 올해 임금협상은 지난해와 달리 원만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일반직 직무급제 도입 여부를 두고 내홍을 겪었다. 일반직 직무급은 직급별로 기본급에서 일정 금액을 분리해 직무급 재원을 만들고, 이를 개인별 직무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교보생명은 일반직의 직무급 도입으로 노사간 합의가 지연되면서 올해 1월에서야 임금협상에 대해 최종 합의를 이뤘다. 당시 찬반투표가 반대 55%로 부결된 이후 3차례에 걸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끝에 노사 양측이 조정안을 수용한 바 있다. 도입이 최종 결정돼 오는 2020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직무급제 도입으로 내홍을 겪은 교보생명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직원들이 반대했던 직무급제를 포함한 노사 협상안 결국 지난해 도입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른 목소리를 내봐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금협상은 순수하게 노사 협의이기 때문에 임직원의 찬성률이 높다면 외부에서 평가하기가 힘든 측면이 있다”며 “교보생명 같은 경우에는 다른 보험사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의 임금인상률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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