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연말 개최가 예상되는 3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70년 적대관계 종식' 의지와 '북한에 대한 무력 불사용' 원칙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에 대한 화답 메시지로 해석된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3일 오후(현지시간)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약 65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9번째 한미정상회담이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실무협상에서 조기에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실질적 진전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함을 확인했다"며 "두 정상은 (북미 간) 실무협상이 3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도록 실질적 성과 도출을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며 성사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섰다. 문 대통령은 회담 직전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의 리더십에 의해 남북관계가 크게 발전했고 물밑대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아마도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아주 세계사적인 대전환, 업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질의응답에서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 완화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도 매우 좋다. 인질과 미국 장병 유해도 송환됐고 이런 조치가 추가로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제재완화 조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상회담 성사를 사람들이 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한미 정상은 한미 동맹 균열 우려와 관련해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포함해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한미동맹을 지속·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고 대변인이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