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 식탁을 넘어선 ‘비거니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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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 식탁을 넘어선 ‘비거니즘’ 열풍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9.22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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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소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움직임… ‘뷰티업계’로 확산
올리브영 비건 화장품 올해 1~8월 매출 70%↑, 업계 ‘성장열쇠’
이니스프리, 슈퍼푸드 베지워터 토닝 라인 연출 이미지.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이니스프리, 슈퍼푸드 베지워터 토닝 라인 연출 이미지.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최근 ‘비거니즘’ 열풍이 식탁을 넘어 화장대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해 육류를 먹지 않는 소비 바람이 화장품으로까지 확산되면서, 뷰티 업계서도 큰 변화가 일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시장 포화 속 ‘성장의 열쇠’는 착한 성분과 가치소비에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미래 한국의 뷰티·퍼스널 케어 시장은 기존 미국, 프랑스 등 선진뷰티 강국과 같은 수순을 밟고 있으며 다양한 소비자들을 고려한 ‘건강하고 착한’ 뷰티 시장으로의 발전을 예상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 화장품 업계에선 비건 화장품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티서치의 조사 결과,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은 2년 전부터 연평균 약 6.3%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흐름은 국내서도 감지된다.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에서 발표한 올해 1~8월 비건 화장품 매출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대비 약 70% 증가한 것에도 나타났다.

비건 인증을 받기 위한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 원료 기준일 경우 국제 인증기관인 ‘비건소사이어티’, 프랑스 ‘이브’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잔인한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방식은 세계동물보호단체 ‘페타’에서 인증 받는다. 국내서 아직 ‘비건 지향’ 브랜드가 대다수인 것은 인증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는 것에 원인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건 인증의 경우 자세한 사항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동물 성분은 물론 유전자변형(GMO) 성분 사용 금지와 더불어 제품 생산과정서 동물실험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일반 화장품의 경우, 인체 안정성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동물 시험을 하는데 그 방법이 잔인해 동물권 논란이 지속돼 왔다. 2017년 화장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하지 않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속 성장하는 비건 화장품 시장에 주목, 수요에 부응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로 화학물질을 뺀 ‘착한성분’을 앞세운 화장품을 선보이거나, 동물의 몸에서 나온 벌꿀 등과 같은 물질을 제외, 아예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선보이는 등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들어 프랑스 이브에서 비건 인증을 획득한 ‘시카리프 클레이 마스크’를 선보였고, 지난 8월에는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를 통해 비건 인증을 획득한 스킨케어 브랜드 ‘슈퍼푸드 베지워터 토닝 라인’을 론칭했다.

국내 대기업들도 관련 제품을 선보이는 등 관련 시장을 예의주시 하는 분위기다. 패션기업 LF는 10월 여성용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론칭, 국내 최초로 비건 립스틱을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패션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선보인 크루얼티프리 브랜드 ‘아워글래스’는 시장 반응이 꽤 좋다. 올 상반기 당초 목표 매출액의 140%에 달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나 외부 정보에 의존해 구매 결정을 했다면, 최근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 적합한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제품 혁신을 통한 고민을 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서 가치소비의 중요성이 화장품뿐만 아니라 전 제품으로 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고, 기업들 역시 단순히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치’를 두고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일반 화장품과 비교해 비건 제품을 만드는 데 많은 정성과 기술력, 부대비용이 들지만 비전이 큰 시장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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