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 규제’와 ‘콘텐츠 투자’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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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 규제’와 ‘콘텐츠 투자’의 모순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9.09.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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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며 1조원이라는 대대적인 콘텐츠 투자를 밝혔지만 게임 규제가 그대로 산적한 상황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콘텐츠 인재캠퍼스내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콘텐츠산업 정책발표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창작자들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드리겠다”며 “정부는 우리 콘텐츠의 강점을 살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창작자들이 얼마든지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3년간 콘텐츠산업 지원 투자금액을 기존 계획보다 1조원 이상 추가 확대하겠다”며 “불확실성으로 투자받기가 힘들었던 기획개발, 제작 초기, 소외 장르에 집중 투자해 실적이 없어도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가상현실, 증강현실과 혼합현실을 활용한 실감콘텐츠를 육성하여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홀로그램, 가상현실 교육과 훈련 콘텐츠를 비롯한 실감콘텐츠를 정부와 공공분야에서 먼저 도입하고 활용해 시장을 빠르게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까지 1조원 이상의 추가자금 공급 △5세대 이동통신 기반 콘텐츠 투자 및 문화관광 프로젝트 추진 △콘텐츠 해외진출 핵심요소 지원 및 화장품·식품·관광 등 한류 연계산업 마케팅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22년까지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50조원, 수출액은 134억 달러를 돌파하고, 고용은 70만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는 산적해 있다. 이번 정부 들어서 완화된 것은 PC온라인게임 성인 이용금액 한도 제한 폐지 정도에 불과하다. 청소년 대상 결제한도 제한은 그대로다.

청소년의 자정 이후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그대로인 상황이다. 게다가 앞으로 규제가 더해질 위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안을 통과시키면서 국내에서도 도입을 두고 논의 중이다.

만약 WHO의 안이 그대로 국내에 도입된다면 강제적 셧다운제 시행 이후 가장 큰 게임산업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게임산업 위축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8일 SF MMORPG(공상과학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이브온라인’을 만든 CCP게임즈 힐마 베이거 피터슨 대표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브온라인 힐마와의 토크콘서트’에서 “한국은 게임 쪽으로 보면 경쟁 우위인 국가”라며 “게임 규제를 마치 근로시간 규제처럼 생각하고 진행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콘텐츠산업에서도 으뜸인 게임산업을 옥죄면서 콘텐츠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묻고 싶다. 규제가 산적한데 돈만 붓는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나쁜 것을 만드는 곳에 사람 없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곳에서 나온 결과물의 흥행을 더욱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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