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휩쓴 돼지흑사병 방어벽 뚫렸다
상태바
北 휩쓴 돼지흑사병 방어벽 뚫렸다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9.17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발병 중국처럼 돼지고기 가격 파동 우려
文대통령 “초기 확산하지 않게 철저히 차단하라”
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관계된 양돈 농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관계된 양돈 농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지난 5월 북한에서 발병한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병했다. 치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흑사병으로 불릴 만큼 돼지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정부는 위기대응 상태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며 강력한 초동 대응 조치에 나섰다. 초동단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중국과 같은 돼지고기 가격 파동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장소는 북한과 인접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다. 이 농장 관리인은 전날 오후 6시께 숨져있는 돼지 5마리를 발견해 농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모두 고열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발병 농가의 위치를 고려해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파주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가는 북한과 불과 10km 떨어져있다. 이에 최근 태풍이 북한 황해도 지역에 상륙하는 등 접경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야생멧돼지가 떠내려와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도 제시된다. 해당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 4명(네팔인)도 지난 1월 1일 이후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 한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달하지만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돼지열병이 발생한 중국에서는 대대적인 돼지 살처분이 뒤따랐고, 돼지고기 가격은 40%나 급등하기도 했다. 한국 또한 돼지고기 수요가 매우 강한 나라 중 하나로, 한국의 돼지 사육 두수는 1127만 마리로 세계 7위다. 중국 대륙 전역이 돼지열병에 감염되는데 8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만큼 한국 또한 더욱 빠른 속도로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살처분이 증가할 수 밖에 없고 공급부족으로 돼지고기 값은 오를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청와대는 일제히 비상사태에 돌입한 모습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해 농식품부에서 대책을 발표하는 등 더 번지지 않도록 예찰은 물론 소독조치 강화 등이 발 빠르게 조치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아침에 초기에 확산하지 않게 철저한 차단과 관리를 당부했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 및 대회의’를 열어 “매뉴얼대로 철저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부처별 대응책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