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후 야당 투쟁 달라진다" 공언한 황교안 삭발 승부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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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후 야당 투쟁 달라진다" 공언한 황교안 삭발 승부수(종합)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9.1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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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통틀어 당대표 삭발 감행은 黃대표가 처음
"야성 없다" 한국당 지도부 비판 여론에 초강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앞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앞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조국 사태 후 투쟁방식 변화를 예고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삭발 투쟁에 나섰다. 그동안 보수야당의 지도부가 단식투쟁을 벌인 적은 있어도 공당의 대표가 삭발을 감행한 것은 여야를 통틀어 황 대표가 처음이다. "조국 사태에 당 지도부가 손을 놓고 있다" "야당의 야성이 사라졌다" 등의 비판이 제기되자 황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16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당초 삭발 장소로는 광화문이 고려하기도 했으나, 조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에게 반발한다는 뜻에서 청와대 앞에서 실시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삭발식은 황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 14일 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권 시대에 우리 야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통렬하게 깨우쳐 줬고,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는 뼈아픈 반성도 했다"며 "현 정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조국 사태 전과 후가 다르듯이 저희 한국당도 조국 사태 이전과 이후가 다를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제1야당으로서 야성을 찾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보수야당의 지도부가 단식투쟁을 벌인 적은 있어도, 삭발이라는 강경 투쟁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가 삭발 카드를 앞세워 분위기를 반전시켜 한국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등 당 안팎에서 지도부에 대한 회의론을 잠재우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저희가 할 수 있는 저항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런 뜻에서 당대표가 결단한 것"이라며 "우리 투쟁의 비장함을 표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실제 정치권에서 삭발정치는 투쟁의 비장함을 표현하기 위해 종종 쓰여져 왔다. 정치권에서 첫 삭발은 1987년 박찬종 전 의원이 시작했다. 박 전 의원은 대선이 다가오자 당시 김영삼(YS)·김대중(DJ)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삭발을 자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의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처리에 반발해 삭발과 함께 단식 농성을 벌였다. 2013년에는 통합진보당의 김선동·김재연·오병윤·김미희·이상규 의원 5명이 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단체로 삭발을 했다. 올해 5월에는 한국당의 김태흠·성일종·윤영석·성일종·이장우 의원이 패스트트랙 법안처리에 항의하며 박대출 의원에 이어 단체로 머리를 밀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황 대표의 삭발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삭발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조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을 단행,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한국당 박인숙 의원도 다음날 삭발에 나서면서 한국당 지도부도 결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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