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 대내외 리스크 증가…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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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체, 대내외 리스크 증가… 위기감 고조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9.0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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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악화… 불확실성 높아져
내수·수출↓… 고비용·저효율 구조 속 생산 악화
올초 르노삼성 노조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부산공장 모습. 사진=르노삼성 제공
올초 르노삼성 노조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부산공장 모습. 사진=르노삼성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내수와 수출 등 판매가 급격히 줄고 있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저효율 구조 속에 판매 부진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은 계속되는 실적 악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외에서 9만92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2.4% 감소했다. 쌍용차의 대표 모델 티볼리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러시아 등 수출시장이 무너진 이후 새로운 시장 개척을 못했던 부분이 회사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 28만7540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는 6.2% 줄어든 수치다. 특히 내수에서는 17.2% 감소했다. SUV를 제외한 스파크, 말리부, 임팔라 등 승용 모델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르노삼성의 올 1~8월 판매량은 11만4705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1% 감소했다. 르노삼성 수출의 큰 축을 맡고 있는 로그의 선적이 줄며 큰 타격을 받았다.

이같이 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생산량 또한 감소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16년 422만9000여대, 2017년 411만5000여대, 2018년 402만9000여대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지난해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15년까지 세계 5위였던 한국의 자동차 생산 순위는 2016년 인도에 밀려 6위로, 지난해는 멕시코에 추월당하며 7위로 내려갔다.

생산능력은 급격히 저하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 인건비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완성차 업계 1인당 임금 평균은 9072만원으로 일본 토요타(8390만원), 독일 폭스바겐(8303만원)보다 높다. 또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도 12.3%로 토요타(5.9%), 폭스바겐(10.0%)을 상회한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높은 임금 대비 낮은 생산성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침체되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7개 시장(중국, 미국, 유럽연합, 인도,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의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줄어든 3117만대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20년만의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도는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자동차 판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1% 줄며, 19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포스트 차이나’이자 ‘기회의 땅’으로 주목 받던 인도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노조 리스크’의 암운도 여전하다. 한국지엠 노조는 9일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고, 르노삼성 노조는 최근 부산 공장 생산량 감축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양사 모두 실적악화 등으로 상생이 절실하지만, 노조는 파업카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는 미·중 무역마찰에 더해 해외 주요 시장 시장 실적 악화,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결국 국내 완성차 업체는 판매 및 생산 부진을 극복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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