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정부가 아직 세금 사각지대로 평가받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한 개별소비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5일 국회에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을 제출했다. 이를 통해 환경오염이나 국민건강 저해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개별소비세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별소비세는 특정한 물품·특정한 장소에의 입장행위, 특정한 장소에서의 유흥음식행위 및 특정한 장소에서의 영업행위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이다.
현재 쥴랩스의 ‘쥴’, KT&G의 ‘릴 베이퍼’ 등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팟 한 개에 259원이다. 일반궐련 한 갑(594원) 개별소비세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담배 종류(일반담배·궐련형 전자담배·액상형 전자담배)별 세금을 살펴보면 한 갑을 4500원으로 정할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통마진은 일반담배의 3배 수준이다. 제품별 제조원가는 일반담배 1176.6원, 궐련형 전자담배 1495.6원, 액상형 전자담배 2831원이다. 이들의 유통마진 비율은 각 26.2%, 33.2%, 62.8% 수준이다.
제세부담금도 천차만별이다.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제세부담금은 각각 3323.4원(73.8%), 3004.4원(66.8%) 수준이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의 제세부담금은 1669원으로 판매가격에서 37.2%에 불과한 비중을 가졌다.
이외에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증진기금 부담금 등의 항목에서의 액상형 전자담배가 부과하는 세금은 일반담배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개별소비세 인상 방침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 인상 등에 대해선 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액상형 전자담배 업체는 사실상 특혜를 누리는 상황에 판매호조까지 겹쳐 웃음을 숨기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5월 중순부터 판매가 시작된 액상형 전자담배까는 판매 개시 한 달 여 만에 610만팟(1팟은 1갑으로 산정)의 판매고를 올렸다. 아직 전체 담배 시장에서 0.4% 수준에 불과한 비중이지만, 이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