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맞은 카드사 마케팅, 올해는 ‘일본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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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맞은 카드사 마케팅, 올해는 ‘일본 패싱’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8.2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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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 두 달째 지속으로 일본 관련 마케팅 '스톱'
추석, 열차 할인‧주유 이벤트‧선물세트 집중 방침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한 국내 항공사 카운터가 일본행 항공기 탑승수속시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한 국내 항공사 카운터가 일본행 항공기 탑승수속시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카드사들이 지난해보다 이른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목 잡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매년 선보였던 일본 여행 이벤트는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 일본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 여론이 들꿇고 있어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추석 연휴를 이용해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올해에는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만 해도 카드사들은 일본 노선 무료 왕복 항공권, 항공권 할인, 일본 현지 제휴 호텔 무료 조식, 구매금액대별 캐시백 혜택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일본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비행시간이 2시간 안팎이고, 200만원 이하의 낮은 예산으로 여행이 가능해 연휴마다 인기 있는 여행지에 꼽혔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은 최장 4일로 짧은 연휴 기간이어서 일본 여행지가 평소 같으면 각광을 받았겠지만 일본여행 가면 매국노라고 적힌 현수막까지 거리에 걸렸다. 환불 수수료를 내가면서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자발적 불매운동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실제 일본 주요 관광지에서 결제된 카드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발표한 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현대·비씨·하나 등 8개 카드사의 일본 주요 관광지 매출은 6월 마지막 주 164억8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33억8000만원으로 19% 가량 줄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오사카로 매출이 31.6% 감소했다. 도쿄,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일본 관련 마케팅을 모두 접은 상황이다. 우리카드의 경우 일본 주요 쇼핑 장소에서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의정석 제이쇼핑(J.SHOPPING)’을 출시했다가 일주일 여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반일정서 확산에 따른 역풍을 우려했던 것이다.

신한카드는 일본 공항면세점과 빅카메라 등에서 결제하면 경품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면서 공식 누리집에서 홍보하다가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일본 유통업체들과의 할인 행사 등을 홍보하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지웠다.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도 일본여행, 쇼핑몰 등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조용히 마쳤다.

카드사들은 올해 소비자 여론을 고려해 국내 고향길을 떠나는 고객을 위한 이벤트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카드는 추석을 맞이해 귀향길을 떠나는 고객을 위해 열차 승차권 할인 이벤트를 시작했다. 법인·선불카드를 제외한 우리카드로 열차 승차권 3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청구 할인 혜택을 준다. KB국민카드는 내달 10일까지 추석을 맞이해 주유비 지원 이벤트를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추석을 맞이해 합리적인 쇼핑을 돕는 혜택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 추석맞이 기프티샷 롯데모바일상품권 2600원 결제일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내달 15일까지 롯데카드 라이프 앱 기프티샷에서 롯데모바일상품권 10만원권을 앱카드로 구매시 2600원 결제일 할인이 적용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추석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일본 해외 여행 관련한 이벤트가 다양하게 마련됐던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 추석에는 있는 혜택도 지우고 있다”며 “오히려 추석 선물세트 관련해 구매시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금액대별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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