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고위험·고수익 쏠림이 DLF 손실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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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고위험·고수익 쏠림이 DLF 손실 키웠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8.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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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 상위 10개社 올해만 DLS 12조 넘게 발행
“저금리 속 대체 수익 찾아 파생상품 유입…다양한 부작용 중 하나”
전문가 “파생상품 일반인 감당 못해…당국 일반인 판매 제한해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금융권의 고위험군 상품 쏠림현상이 최근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 중에선 초고위험 상품의 경우 일반인이 감당하기 어려워 판매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상위 10개 증권사가 발행한 공·사모 DLS 규모는 총 12조8343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별로는 하나금융투자가 2조8503억원으로 가장 많고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1조6486억원, 1조6035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어 △신한금융투자(1조2100억원) △KB증권(8581억원) △미래에셋대우(7709억원) △키움증권(7153억원) △한화투자증권(6824억원) △교보증권(4730억원) △한국투자증권(4073억원)순이다.

DLS는 현재 증권사가 발행한 파생상품 중 주가연계증권(ELS)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과거 하이리스크·하이리턴(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각광 받았지만 한 때, 종목형 ELS 손실 우려를 겪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했다. 특히 저금리가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구조는 복잡하지만 시중금리보다는 다소 높은 수익을 얻어 갈 수 있는 파생상품이 금융권 대안으로 잡리 잡기 시작했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로 인해 안전자산인 정기예금의 금리매력도가 떨어짐에 따라 중위험·중수익으로 알려진 특정 상품군에 자산배분이 쏠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융기관 스프레드 축소와 운용자산 쏠림현상, 경제주체의 자산배분 어려움 가중 등 저금리가 유발한 여러 가지 금융 시스템 부작용 중의 하나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파생전문가들은 예상했던 일이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번 대규모 DLS 손실 사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 파생 전문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문가가 보기엔 이번 DLS 사태는 폭탄 돌리기나 다름없다. 옵션매도라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것이다. 외국계의 경우 포지션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이벤트 발생 시에도 상대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엔 그렇지 못하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파생상품을 이용했다는 측면에서 총체적 난국이다. 결국 돈을 가져가는 것은 반대 포지션에 있던 외국인이다”며 “만기가 짧은 것도 재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위험한 상품이라도 수익상환이 되면 신뢰가 쌓인다. 은행은 만기가 짧은 상품을 여러 번 팔아 수수료를 더 챙기게 되고, 나중에 손실을 보게 되면 투자자만 원금을 날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이번 금리연계형 DLS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황성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국 국장은 “파생상품 설계부터 미흡한 부분이 없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며 “특히 DLS의 경우 만기가 짧기 때문에 대외 이벤트 발생 시 취약한 부분이 있었는데 상품 구조상 문제는 없었는지 점검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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