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중국까지…하늘길 막힌 韓 항공사들 3분기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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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중국까지…하늘길 막힌 韓 항공사들 3분기도 ‘비상’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8.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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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항총국, 신규 취항 및 증편 등 신청 접수 잠정 중단
홍콩 사태·환율 상승까지 겹쳐 2분기 이어 3분기도 첩첩산중
(왼쪽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일본에 이어 중국 하늘길까지 막히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항공사 8곳이 모두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악재가 동시에 겹치면서 연말까지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각각 1015억원, 1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두 회사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LCC 맏형 제주항공은 2분기 27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적자를 낸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20분기 만이다. 진에어는 266억원, 티웨이항공은 258억원, 에어부산은 21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등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의 이같은 적자는 2분기가 통상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겹친 탓이다. 특히 올해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전체 매출비중의 약 25~30%를 차지하는 일본 노선에서의 공급과잉을 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노선의 수요 증가율은 조금씩 둔화조짐을 보였는데, LCC업계는 지방공항발(發) 일본노선을 대폭 늘리며 수익성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왼쪽 시계방향)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항공기. 사진=각 사 제공
(왼쪽 시계방향)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항공기. 사진=각 사 제공

문제는 하반기 실적도 불투명 하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국내에서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어 중국이 자국 공항의 신규 취항을 막으면서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항공당국은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항공사에 향후 2개월간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조치의 사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항공편 증가에 따른 수요 및 안전관리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의 대체 노선으로 중국 신규 취항을 서두르던 항공사들은 일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연 340만명이 오가는 홍콩 역시 범죄인 인도 협정(송환법) 반대 시위로 여객 수요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또 동남아 국가에서는 뎅기열이 확산되고 있어 단거리 노선에 대한 추가적인 수요 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항공 화물의 부진과 고환율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항공사들의 경영환경은 더욱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외화부채와 달러 결제가 많은 항공사들은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외화환산손실 규모가 늘어난다. 통상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 비용, 해외 체류비 등 모두 외화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항공업황의 전망이 밝지 않다. 최근 한일 관계악화로 일본 여객수요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중국 항공당국이 10월10일까지 신규 취항을 모두 금지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계속 발생하면서 하반기 항공업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3분기는 여객시장의 성수기지만, 일본 여행 보이콧과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요 전망은 전년대비 밝지 않다”면서 “화물 부문도 현재로서는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단위 인건비와 조업비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상승하면서 해외여행 수요 둔화와 비용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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