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군사합의 아슬아슬’ 北, 정주영 고향 통천까지 내려와 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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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군사합의 아슬아슬’ 北, 정주영 고향 통천까지 내려와 미사일 발사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8.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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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합의 경계선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에이태킴스 연속 발사
군사 완충지대 유명무실화 우려...박지원 “최소한 금도 벗어나”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직접 위협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이후 이달 16일까지 석 달여 동안 모두 8차례에 걸쳐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왔다. 이 가운데 이달 6일과 16일 발사는 미사일이 발사된 장소로 미루어 남북 군사합의를 겨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6일 발사의 경우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이뤄졌다. 과일군 인근 해상은 군사합의서에서 해상완충구역으로 적시한 곳이다. 남북은 합의서에서 서해상 초도 이남 지역에서의 포사격 등을 금지했다. 하지만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곳에서 평양 수도권을 가로질러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16일 발사는 동해상에서 남북 군사합의를 위협했다. 북한은 이날 또 다른 신형 미사일인 북한판 에이태킴스(ATCMS) 지대지 미사일을 강원도 통천군 일대에서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8월 한미연합훈련 때도 이곳에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9.19 군사합의가 나오기 전이다. 9.19 군사합의에서 남북은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합의문 상에 적시된 지역을 발사 장소로 선택한 것. 특히 이곳은 휴전선에서 불과 50여 km 떨어진 곳으로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 중 최남단이다. 즉 군사합의를 깨지 않는 아슬아슬한 선까지 우리를 자극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남북 군사합의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체제 특성상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것을 바로 깰 수는 없기에 우리 정부를 자극해 군사합의를 파기할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박지원 의원은 “통천은 접경지역은 아니지만 금강산 인근 지역으로, 남북교류를 위해 소떼방북과 평양에 정주영체육관을 건설해 주신 고(故) 정주영 회장님의 상징성을 생각하더라도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정 회장님 고향인 통천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2회 발사한 것은 최소한의 금도를 벗어난 것으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북미실무회담을 앞두고 핵폐기를 준비하며 재래식 무기의 비대칭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 우리를 겨냥해 미사일 등을 발사하고 막말과 조롱을 계속한다면 그것은 정상국가로의 진입이 아닌 야만국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누차 지적한대로 북한은 남북 교류협력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온건파를 괴롭히고, 강경파를 돕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엄중하게 충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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