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생환 두려움에 호남도 남북으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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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생환 두려움에 호남도 남북으로 갈라졌다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8.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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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정치 박지원 등 집단탈당...평화당 초미니 정당 전락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유성엽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유성엽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민주평화당이 창당 1년 6개월 만에 쪼개졌다. 정동영 대표에게 신당 창당 추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던 탈당파가 12일 오전 집단으로 탈당을 공식화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남 대 전북 계파 갈등이 당을 두 동강으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당권파 의원들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탈당 결정을 위한 최종 논의를 진행했다. 이어 2시간여 지난 뒤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사분오열되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들을 다시 튼튼하고 건강하게 결집시키면서 대안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 의원은 유성엽 원내대표와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9명이다. 이 중 대안정치 대변인인 장정숙 의원은 당적이 바른미래당인 탓에 탈당계 대신 당직사퇴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탈당 이유와 관련해 “평화당은 5·18 정신을 계승한 민주세력의 정체성 확립과 햇볕정책을 발전시킬 평화세력의 자긍심 회복을 위해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큰 마음의 빚을 졌다. 이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실천하고자 한다”고 했다. 

탈당파 의원들은 조만간 외부인사를 당대표로 하는 신당 창당을 위한 추진위원회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초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 시기 때문에 탈당 시기를 앞당겼다는 분석은 일축했다. 오는 15일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각 정당들에 국고보조금(경상보조금)을 지급하는 날로, 의석에 따라 보조금 규모가 달라진다. 이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탈당계를 제출하면 평화당의 보조금이 떨어진다는 걸 몰랐다. 떠나면서 침 뱉으면 안 된다. 보조금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탈당계는 오늘 제출하되 탈당일은 16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권파는 대안정치의 집단탈당에 대해 명분이 없다며 비판했다. 정 대표는 대안정치의 탈당 기자회견 후 평화당 최고위원·원외위원장이 모인 회의에서 “결정적으로 탈당의 명분이 없다. 당원 8할이 반대하는 명분 없는 정치는 죽은 정치, 사욕의 정치”라고 했다. 이어 “명분없는 탈당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이분들의 탈당이 명분 없는 탈당으로 판명될 경우 내년 선거에서 제2의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후단협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당내 30~40명 의원들이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를 위해 탈당해 만든 모임으로, 이들 상당수가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해 이후 실패한 탈당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잡았다.

정치권에선 평화당-대안정치 분당의 배경이 전남·전북 지역에 기반을 둔 계파 싸움의 골이 커진 탓이라고 보고 있다. 창당 당시부터 초대 당 대표를 두고 박지원·천정배 의원 측과 정 대표 간 알력이 있었으며, 최고위원 임명과정에서도 갈등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내년 총선 전략을 두고 현재로는 생환 가능성이 없다는 전남 지역 의원들과 생존이 가능하다는 전북 지역 의원들 간 견해 차가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탈당에 참여하지 않은 민주평화당 의원 3명 가운데 조배숙·김광수 의원은 전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정 대표 역시 전북이 지역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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