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추가 대책, 꼭 미뤄야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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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추가 대책, 꼭 미뤄야만 했나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9.08.07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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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질서 흐트러진 상황 속 발표 연기 아쉬워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 발표가 한 주 미뤄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분양가 상한제를 염려한 투자자들이 신축 아파트와 입주 10년 미만 아파트에 쏠리는 상황 속에 정부의 대응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정은 차주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하기 위해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전망이다. 당초 이번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에 집중하기 위해 속도조절에 나선 것은 어느정도 납득이 간다. 하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처음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지 한 달이 넘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지금도 늦었단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김 장관의 발언 이후 서울 곳곳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는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다시 한 번 사업성 검토를 하고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 후분양이 아니면 사업성이 부족할 것이라 여겨졌던 단지가 상당했던 만큼 사업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그 결과 정부는 서울 재건축 단지의 변동률을 7월 2주 0.3%에서 같은 달 3주 0.1%대 수준으로 주저앉히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사업 연기와 집값 하락에 대한 부담은 오롯이 민간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번 추가 대책 발표가 연기된 것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아울러 최근 재건축 대신 신축 아파트나 입주 10년 미만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현상도 문제다. 서울 일반 아파트 상승률은 최근 0.09%까지 급등했다. 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를 언급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0.2%대의 상승률을 보였던 일반 아파트다. 재건축 단지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신축 아파트와 입주 10년 미만 아파트가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실패한 정책을 땜질 식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간으로 부담이 이전됐을 뿐만 아니라 유동자산이 신축 아파트로 쏠리는 부작용도 일어났다”면서 “정부는 부동산 규제 기조를 유지해 왔는데 그간 보여줬던 모습에 의구심이 든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정책을 시행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적용 시점이라고 본다. 정부의 말 한마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부동산 시장이기에 후폭풍이 발생하기 전 정책이 온전한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의 질서가 흐트러지기 시작한 시점에 정부가 굳이 추가 대책 발표를 연기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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