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화이트리스트 담판' 결렬...강경화 “지소미아 재검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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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화이트리스트 담판' 결렬...강경화 “지소미아 재검토 불가피”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8.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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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일 양국 외교장관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명단) 제외 결정을 앞두고 막판 담판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회담이 결렬되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검토를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에 대비, 관계부처 장관들을 긴급소집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일본의 제외 조치 발표 직후 문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가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강 장관은 1일 오전 8시45분(현지시간)부터 약 55분간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한일 외교장관이 만나는 것은 지난달 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두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악수한 뒤 자리에 앉으면서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냉랭한 기류 속에서 회담을 이어갔다.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에 화이트리스트 제외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일본은 기본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고노 외무상이 한국 대법원으로부터 징용배상 판결을 명령받은 일본 기업이 실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응책을 또다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강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이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관련해 아무런 확답을 하지 않았다"며 "만일 그런 조치(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실제 내려진다면 한일 양국 관계에 올 엄중한 파장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 장관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폐기 맞대응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내일 일본 각료회의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의 원인이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거였는데,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도 "한일 안보 협력의 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문 대통령은 관계 장관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은 오전 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 45분까지 2시간 15분 동안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상황점검 회의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와 관련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고받고 장관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있었던 만큼 문 대통령은 회담 결과를 전달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이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소미아를 포함한 관련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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