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게 섰거라”… 테라, 카스 독주에 제동
상태바
“카스 게 섰거라”… 테라, 카스 독주에 제동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9.07.30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이트진로, 올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하이트진로 '테라' 출시 100일만에 1억병 판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이제 카스 말고 ‘테라’ 드셔보세요”

주문 없이도 자연스레 테이블 위에 올려진 오비맥주의 '카스' 풍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소비자 입맛은 물론 업주들의 선택권도 바뀌는 분위기다.

테라의 인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라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100일 만에 1억병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는 초당 11.6병꼴로 판매된 것으로, 국내 성인(20세 이상, 4204만명 기준) 1인당 2.4병 마신 양이다.

맥주부문에 매년 200억원을 웃도는 적자 성적표를 내야했던 하이트진로의 반등 분위기가 점쳐진다.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9595억원, 영업이익은 875억원이다. 이 중 올 2분기 테라의 매출은 300억원, 발포주 필라이트는 400억원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매출 2조210억원, 영업이익 1325억원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맥주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으로 테라 성장률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올해 실적 개선을 통한 하반기 내 턴어라운드는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맥주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카스의 독주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국내 전체 맥주시장 점유율은 2012년 이후 시장 과당 경쟁을 이유로 공식적인 집계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업계가 추정한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50%, 하이트진로 30%, 롯데주류 5%, 나머지는 일본제품 아사히, 기린 등이 15% 안팎으로 알려졌다.

오비는 최근 카스·필굿 등의 출고가를 지난 24일부터 내달 말까지 한시적 인하를 결정했다. 문제는 지난 4월 출고가 인상과 국세청이 예고한 '리베이트 쌍벌제' 고시 시행을 앞두고도 할인가를 적용시켜 ‘상생을 과장한 꼼수전략’이라며 주류도매상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오비의 이 같은 급 선회된 전략이 오히려 시장 판세 변화를 예고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와 업주들이 테라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아사히·기린 등 일본맥주 공백에 대한 점유율 싸움이 본격화돼 국내 맥주시장 판세가 변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며 “오비의 이번 전략은 점유율 변화에 많은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