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에어 제재 1년, 이제는 국토부가 응답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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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에어 제재 1년, 이제는 국토부가 응답할 차례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7.25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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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저희도 제재가 언제 풀릴지 모르겠네요, 벌써 1년이 코앞인데...”

최근 만난 진에어 관계자가 애써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다음달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가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은 지 1년이 된다.

진에어는 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지난해 8월 국토부로부터 제재 처분을 받았다. 신규 항공기 도입과 새로운 노선 취항이 금지된 것이다. 당시 국토부는 진에어가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충분히 이행했을 경우,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빠른 제재 해제를 위해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사외이사의 과반 달성을 통해 당초 약속했던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모두 완료했다. 구체적으로는 이사회 권한 강화, 사외이사 비중 확대, 법무실 신설, 사내 고충 처리시스템 구축, 직종별 유니폼 개편 등이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에서는 하반기께 진에어의 제재가 풀릴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달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하반기 제재 해제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실제 국토부와 제재 해제 관련 논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던 진에어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이후, 더 이상 협의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1년 가까이 이어진 국토부의 제재 탓에 진에어의 성장 날개는 꺾이고 있다. 지난해 제재 시점 전까지 보유 하고 있던 항공기 대수(26대)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고, 운항 노선 역시 제재 전과 같은 35개(국제선 31개·국내선 4개 노선)로 변동이 없는 상태다.

특히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진행된 몽골과 싱가포르,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서도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인천~베이징, 인천~상하이 등 알짜 노선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뼈아픈 결과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예상외의 선전을 펼쳤지만, 경쟁사인 제주항공과의 격차는 점점 벌이지고 있다.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어둡다. 증권가에서는 진에어가 2분기 영업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의 제재가 계속 이어진다면 진에어의 LCC 2위 자리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여전히 원론적인 답변을 고수 중이다. 진에어가 경영문화 개선 방안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물을 갖고 온다면 ‘사업면허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진에어의 제재 해제가 전적으로 국토부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경영문화 개선 과제를 모두 이행했음에도 진에어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제재 갑질과 다르지 않다. 가뜩이나 일본 여행 불매 움직임으로 LCC의 성장세는 한풀 꺾이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한다면, 국토부의 조속한 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에어 제재 1년, 이제는 국토부가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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