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합동 도발에 우리 영공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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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합동 도발에 우리 영공 무너졌다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9.07.2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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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폭격기 2대와 러시아 전략폭격기 함께 2시간반 카디즈 종횡무진
성동격서 마냥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1대 사상 첫 우리 영공 침범
사상 초유 전투기 경고사격에도 러시아 두 차례나 독도 영공 침범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가 합동으로 약 2시간 반 동안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을 유린했다. 게다가 또 다른 러시아 군용기 1대는 기습적으로 두 차례나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 영공을 침범하기 위한 ‘성동격서’ 작전이나 다름없었다. 이른 아침부터 3시간 동안 벌어진 유례없는 사태에 우리 공군이 경고사격까지 날리는 등 하늘에서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전개됐다.

23일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4분께 중국 군용기 2대가 이어도 북서방에서 카디즈로 진입했다. 카디즈는 진입 전 당사국에 사전허가를 받는 게 관례지만 중국 측의 사전통보는 없었다. 3시간 동안 이어지는 중러 합동 도발의 시작이었다.

카디즈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 2대는 폭격기로 추정된다. 이 폭격기들은 오전 7시 14분께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해 일본 방공식별구역 안쪽으로 비행하다가 오전 7시 49분께 울릉도 남방 140㎞ 근방에서 다시 카디지로 진입,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지나서 오전 8시20분께 카디즈를 이탈했다.

1시간 30여분가량 두 차례 카디즈를 침범했던 중국 군용기 2대는 오전 8시 33분께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러시아 군용기 2대와 합류했다. 러시아 군용기 2대는 TU-95 전략폭격기로 추정된다. 합류한 중국 군용기들과 러시아 군용기들은 오전 8시 40분께 울릉도 북방에서 함께 카디즈를 침범한 뒤 오전 9시 4분께 울릉도 남방에서 카디즈를 이탈했다.

이처럼 4대의 중러 군용기가 카디즈를 휘젓고 떠나자마자 동쪽에서 조기경보통제기로 추정되는 또 다른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나타나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오전 9시 9분께 벌어진 일로, 우리 군의 기록상 최초의 한국 영공 침범이었다. 이에 우리 공군에서 전투기가 출격해 차단기동은 물론이고 플레어 투하와 경고사격까지 가했다. 영공을 침범한 항공기에 대한 경고사격은 역시 이번이 사상 최초다. 이에 러시아 군용기는 영공 침범 3분 만인 오전 9시 12분께 영공을 이탈했다. 하지만 이 군용기는 오전 9시 33분 재차 독도 영공을 침범, 우리 전투기의 경고사격이 다시 가해지자 4분 만인 오전 9시 37분 영공을 이탈해 북상, 오전 9시 56분까지 카디즈에 머물렀다. 러시아 군용기의 움직임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번 사태에 대해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이 국가위기관리센터에 위치하여 상황을 관리했으며 정 실장이 러시아에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파트루셰프 서기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는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연방안보회의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민경욱 대변인 논평을 통해 “동해, 서해에 이어 이제는 하늘”이라며 “이제 대한민국 사방이 뚫린 셈이 되었다”고 했다. 민 대변인은 별도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의 반응이 어떤지(시험해 보기 위해) 러시아가 한 번 찔러본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 일본의 도발에 이어 이제는 러시아까지...우리는 동네북이 된 것인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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