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 횡포에 美 현지 생산라인 확대 검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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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日 횡포에 美 현지 생산라인 확대 검토하나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7.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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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텍사스 오스틴 공장 가능성…가전 생산라인도 후보군
수요·업황·기술 유출 등 변수…“소재 확보 집중, 생산차질 최소화”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으로 수출되는 소재 수출을 규제하자 국내 업체들이 중장기적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삼성전자는 대응 방안의 하나로 미국 현지 생산라인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횡포에 미국을 안전지대로 삼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셈이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 현지에 추가 투자할 지 여부와 대상 분야, 이해득실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공장 등에 큰 관심을 보이며 미국에 대한 투자를 거듭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경제인들과 간담회에서 “우연히 어떤 건물 위를 비행했는데, 내가 지금까지 본 가장 큰 건물들 가운데 하나였다”면서 “그건 삼성이었다. 제조업 건물이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 경로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에게 “미국에서 투자하고, 사업을 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다”며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개혁 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혹에 따라 미국 추가 투자 방안을 검토하던 중에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가 소재 수출 규제라는 횡포를 부리자,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 될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향후 일본의 수출 규제 횡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내 공장은 비교적 안전지대란 점에서 중장기 전략 차원의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한국에 대한 일부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으로 향하는 물량도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능성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결정할 경우 가장 먼저 거론될 수 있는 곳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법인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이다. 부지가 충분한 데다 현지에 구축된 연관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본의 공격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에 대비해 지난해 준공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세탁기 공장에 이어 가전 생산라인을 추가 건설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추측이다.

다만 현지 공장 건설은 제품의 수요와 업황 전망, 기술 유출 가능성, 현지 상황 등 여러 변수를 복합적으로 감안해야 해 당장 이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장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우선 소재 확보를 통해 기존 생산라인 가동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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