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경영투명성 확보 명분으로 산업은행 고위직 낙하산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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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경영투명성 확보 명분으로 산업은행 고위직 낙하산 곳곳에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7.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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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PE관련사·일반거래처 등 퇴직자 재취업
구조조정 역할 못한 채 퇴직자 일자리 보장 비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산업은행이 고위직 낙하산 인사를 반복하며 '보신주의 경영'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개혁을 강조했던 이동걸 회장의 등장 이후에도 상당수의 퇴직자들이 자리를 이동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최근엔 매각을 추진중인 KDB생명 고위 임원에 산업은행 부행장을 또다시 선임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백인균 산업은행 부행장을 KDB생명의 수석 부사장으로 내정하고 이달 중 공식 선임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고위 임원에 산업은행 출신 낙하산을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KDB생명을 인수한 산업은행은 그간 4명의 대표이사 중 2명을 산업은행 출신으로 채웠다. 지난 1월 선임된 정재욱 대표의 경우 산업은행 출신은 아니지만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과 과거 한국금융연구원에서 함께한 라인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안양수, 최익종 전 KDB생명 대표 역시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안 전 대표는 2013년 KDB생명보험 수석부사장으로 와서 2015년 사장에 선임됐다. 안 사장보다 앞서 대표이사였던 최 전 사장도 산업은행에서 부행장까지 지냈다가 2010년 금호생명보험(현 KDB생명) 사장을 맡았다. 일각에선 기존에 산업은행 출신을 KDB생명의 대표로 선임한 이후 경영실적이 지속 악화됐음에도 같은 실수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 출신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금융 관련사 및 PF 관련사, 그리고 일반거래처 등에도 낙하산 인사 논란은 빈번하게 발생했다.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재취업은 2016년 10월 31일 산은 혁신안 발표 이후 전면금지됐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하지만 대우건설과 화승 등의 경우 항목만 바꿔 거래기업 요청에 대응해 일반거래처에 재취업한 사례로 분류시키는 등 낙하산을 가리기 위한 꼼수도 존재해온 게 사실이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서 낱낱히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의원실에 따르면 산은 측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금융 관련사에 5명, PF사에 19명, 일반 거래처에 4명을 재취업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 측은 금융관련사 5곳(KDB생명, 한국해양보증보험, 산은캐피탈, KDB인프라자산운용, 한국선박해양)에는 주주로서 관리감독의 필요성에 의해 대표이사 또는 부사장을 각 회사 1명씩 산은 출신을 앉혔다는 입장이다.

또한 PF 관련사에는 투자자 및 대주단으로서의 권리 보호차원에서 총 19명의 산은 출신을 대표이사, 또는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 감사, 부사장 등의 자리에 내려 보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평택동방아이포트, 포천민자발전 등 19개 사에 고위직 임원으로 산은 출신이 재취업한 사례가 밝혀지기도 했다.

산은은 일반거래처 중에서도 화승, 이스페타시스, 페이퍼코리아, 성안합섬 등 4곳에 자행출신을 감사 또는 상무 직급으로 취업시켰다. 산은 출신 임직원의 관리 능력을 인정한 기업의 필요에 의해 거래기업이 산은 앞 재무전문가 파견을 요청한 경우 또는 PEF 투자기업의 매각가치 제고를 위해 재취업 시켰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 고위 퇴직자의 재취업 관행은 관련 회사에 대한 감시 및 경영 투명성 확보라는 명분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면서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비롯한 여러 사례에서 제 역할을 못한 채 퇴직자의 일자리 보장에 그친다는 비판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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