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먼저 올린 日보복 정부대응 자료에 산업부 “저희 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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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먼저 올린 日보복 정부대응 자료에 산업부 “저희 불찰”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7.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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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조치 WTO 일반이사회 논의' 알림자료 조국 페북 통해 먼저 공개
조 수석은 "단순 착오 송구" 단순 해명...게시글도 여전히 남아 있어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부의 일본 무역보복 대응 방향 관련 보도자료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저 공개한 사실이 알려지면 논란이 되자 조 수석 대신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조 수석은 '단순 착오'라는 넘어갔고 게시글도 유지했다. 일본과의 외교가 민감한 시기에 '죽창가'를 올리는 등 조 수석의 최근 ‘SNS’ 활동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조 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 대응 관련 자료를 기자단 배포 전보다 먼저 게시한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타 부처와 정보 공유하기 위한 취지에서 참고자료를 작성한다"며 "대변인실로 보내고 청와대 관련 부서에 보내는 과정에서 타이밍이 좀 안 맞았다. 저희의 불찰이라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보도자료 선공개 논란 관련 당사자인 조 수석은 "단순 착오였다. 혼선을 일으켜 송구하다"라고만 했다. 이날 오후 현재 해당 게시물도 삭제되지 않은 채 있다.

앞서 산업부는 전날 오후 5시 27분 '日 수출규제조치 WTO 일반이사회에서 논의 예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출입 기자단에게 배포했다. 오는 23~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정식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 자료를 산업부가 배포하기 전에 조 수석이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때문에 산업부의 WTO 이사회 논의 방침은 산업부 발표보다 조 수석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알려지게 됐다. 더구나 산업부는 조 수석이 페이스북에 보도자료를 먼저 올린 사실도 나중에 알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수석은 산업부와 청와대 정책실 간 관련 논의가 종료된 후 '즉시공개'가 결정된 문서임을 보고 받고 페이스북에 자료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도자료는 민감한 내용을 담은 것은 아니라 자료 배포 시점을 착각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조 수석의 페북 정치가 현재 방식대로 계속된다면 언제든 중대사고로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정치권에서는 조 수석의 최근 일본 수출규제 관련 SNS 활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2019년 대한민국 외교를 보면서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낀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과 여당은 국익을 위해 언행과 행동을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도 조 수석이 전날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언급한 것과 관련, "전략가들이 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죽창가'는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노래로, 한일 양국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올린 글이라 대일 강경 대응을 위한 여론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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