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총수,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여름 휴가’보다 ‘전략회의’ 집중
상태바
5대 그룹 총수,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여름 휴가’보다 ‘전략회의’ 집중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7.15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용, ‘日 수출보복’에 전략 마련 분주…정의선, 주요 현안 챙겨
최태원, ‘하이닉스’ 대응책 마련…구광모, 임직원 여름휴가 독려
올해 들어 주요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인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올여름 휴가보다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는데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올해 들어 주요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인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올여름 휴가보다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는데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올여름 휴가를 사실상 반납했다. 미중무역전쟁에 이어 일본 수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휴가를 즐길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임직원에 대해서는 ‘사기진작’과 ‘재충전’을 위해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 국내 5대 그룹은 일제히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일본이 반도체 등 핵심소재 3개 품목 수출 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 제외’까지 공식화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총수들도 올여름 휴가철에는 ‘일본 사태 총력 대응’과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장 바쁜 여름을 보내는 총수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다. 반도체 경기 하락,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대법원 판결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총수 간담회까지 불참하면서 일본으로 날아가 수출규제 대응 전략을 마련한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귀국, 다음날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현안을 보고 받고 일본 출장에 대한 성과를 공유했다. 또 당분간 경영진으로부터 매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해 경영전략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에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야 해 장기간 휴식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과거 별도로 자신의 여름휴가 기간을 정한 적이 거의 없었던 만큼 올해도 국내에 머물면서 현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외 마케팅 상황을 점검하면서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등에 대해서도 보고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역시 그룹의 주력인 SK하이닉스가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여름 휴가 계획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부터 그룹 관계사 모든 임직원에게 여름휴가에 연월차 휴가를 더한 이른바 ‘빅 브레이크’를 권장하고 있어 최 회장은 주로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전략과 하반기 경영구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솔선수범 차원에서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에게 ‘바쁘더라도 반드시 여름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 구 회장은 지난해와 같이 8월 초에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올해 실적부진 우려와 미래먹거리 창출, 일본 수출규제 등 현안이 산적해 전략 구상에도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비상경영 상황인 점을 감안,  아직 여름휴가를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 초부터 일본을 방문해 재계 유력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신 회장은 최근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해 자신의 인맥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위기 상황 극복과 하반기 경영전략 구상 등 당장 급한 시국을 감안해 휴가를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별로 중요한 이슈가 산적했고, 상반기 기업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각 그룹의 총수들이 여름 휴가보다 일본 사태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과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