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목선 경계실패' 23사단 소초상황병 투신...軍 "조사대상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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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선 경계실패' 23사단 소초상황병 투신...軍 "조사대상 아니었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7.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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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전문가, 군당국 수뇌부 책임론 제기
번 발표에서 공개된 북한 목선 전경. 길이 10m, 폭 2.5m, 높이 1m 크기로 1.8톤 엔진 28마력, 최고 속력은 6~7노트의 소형 목선이다. 사진=연합뉴스
번 발표에서 공개된 북한 목선 전경. 길이 10m, 폭 2.5m, 높이 1m 크기로 1.8톤 엔진 28마력, 최고 속력은 6~7노트의 소형 목선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북한 목선이 입항한 삼척항 경계임무를 맡고 있는 육군 23사단의 감시초소 근무병사가 휴가중 한강에 투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사단은 경계실패에 따른 책임을 물어 휴가중이던 사단장이 징계 처분을 당한 곳이다. 투신 사망한 병사는 북한 목선 입항 당시 초소근무자는 아니지만 같은알 오후 초소근무를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해당 병사가 목선 입항 사태와 관련해 투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군은 "조사 대상도 아니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병사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군생활 부적응'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군당국에 따르면,  23사단 소속 정모 일병이 전날 오후 8시 35분쯤 서울 원효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정 일병은 한강 투신 후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후송조치 했지만 사망했다. 정 일병은 북한 목선 사건이 일어난 지난달 15일 오후 근무조로 편성돼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소초에서 상황전파병으로 근무를 섰다. 이후 정 일병은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연가 및 위로 휴가를 사용하고 이후 1일부터 9일까지는 정기휴가를 받았다. 

군 관계자는 "정 일병은 6월 15일 오후에 소초 상황 근무를 섰다"며 "합동조사단 조사 때는 휴가를 갔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병사는 북한 목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 대상도 아니었다"며 "군 당국은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해서 병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망자가 북한 소형 목선과 관련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투신했다는 내용이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데 이는 확인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정 일병의 휴대전화에서는 '유서'라는 제목의 글이 발견됐다. 이 글에는 '군대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목선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정 일병 사망과 북한 목선 사건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것. 하지만 군사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병사가 여러 가지 주변의 무거운 질책과 따가운 시선, 스스로의 책임감을 견디지 못하고 휴가를 나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며 군 수뇌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 일병이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구조적인 조사 과정에서 심적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비춰졌으면 죄송하다.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군에 온 병사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 목선 경계실패와 관련, 육군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 사령관을 곧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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