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전 노린 JTI코리아, ‘타이밍’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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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전 노린 JTI코리아, ‘타이밍’ 놓쳤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7.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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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반일감정이 극대화됨에 따라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정체된 업체에 활력소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준비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행사까지 취소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세븐일레븐과 다이소 등 일부 업체들은 경영에 있어 일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음에 불구하고 불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소비자만 나서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통업자까지 일본제품을 납품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은 더욱 ‘뼈아프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사회 전반으로 파고드는 가운데 지난 8일 메일과 전화를 통해 ‘행사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담배회사 JTI코리아로부터 전달된 메시지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반일감정에 대해서는 일말의 언급도 꺼내지 않았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행사 당일 외부 시연을 준비했지만, 우천이 예보된 관계로 불가피하게 행사를 취소했다”며 “아직 행사 취소만 발표된 상태고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JTI코리아는 일반담배 시장에서 ‘메비우스(前마일드세븐)’으로 꾸준히 10%대 점유율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상황이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경우 일반담배 시장에서도 토종업체 KT&G에 이어 업계 2위를 유지하는 중이고, 여기에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로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등 점진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 기획재정부의 담배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체(7억8270만갑) 중 11.8%(9200만갑)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7년 6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이후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셈이다. JTI코리아가 주력하고 있는 일반담배 시장은 하락세에 접어든 상태다. 정부가 적극적인 금연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소비자가 줄어든 여파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반 담배 판매량은 2014년 43억6000만갑에서 지난해 34억7000만갑까지 줄었다. 이 시장에서 JTI코리아는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담배 소비 행태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전략으로 전자담배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일본의 국내 경제 보복 조치로 피해를 입는 모양새다.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정치적인 문제로부터 시작된 경제보복의 피해자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의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담배 경쟁사인 필립모리스가 금연정책에 맞물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타 업체들이 전자담배 시장을 공략할 때 JTI코리아가 해외에서 전자담배를 들여왔다면, 부진 탈출의 돌파구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JTI코리아는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 흐름만 파악하다가 나서야 할 때를 놓치고 뒤이어 시장 진출마저 가로막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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