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신 전 장관 차남 월북 “진정한 조국의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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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신 전 장관 차남 월북 “진정한 조국의 품에 안겼다”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7.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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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과 갈등으로 부모 월북...어머니는 北청우당 류미영 위원장
방북 신청도 없이 월북...통일부, 사태 발생 후 부랴부랴 “경위 파악 중”
류미영 전 북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의 차남 최인국 씨가 북한에 영구거주하기 위해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가 7일 보도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최씨가 도착소감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류미영 전 북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의 차남 최인국 씨가 북한에 영구거주하기 위해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가 7일 보도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최씨가 도착소감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1980년대 월북해 북한 고위직에 올랐던 최덕신 전 외무부 장관의 차남인 최인국씨가 북한에 영구거주하기 위해 월북했다. 최씨는 “진정한 조국의 품에 안기게 됐다”며 도착 소감을 밝혔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7일 게재한 기사에서 “류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하여 7월 6일 평양에 도착하였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씨는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표한 도착소감에서 “선친들의 유해가 있는 공화국(북한)에 영주하기 위하여 평양에 도착하였다”며 “민족의 정통성이 살아있는 진정한 조국, 공화국의 품에 안기게 된 지금 저의 심정을 무슨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씨는 이어 “가문이 대대로 안겨 사는 품, 고마운 조국을 따르는 길이 곧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유언을 지켜드리는 길이고 그것이 자식으로서의 마땅한 도리이기에 늦게나마 공화국에 영주할 결심을 내리게 되었다”고 했다. 최씨는 또 “제 나이 일흔 고개를 넘었지만 저의 인생은 이제 첫 시작이라는 각오와 결심을 안고 부모님들의 간곡한 유지대로 경애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영도를 받들어 조국통일위업실현에 저의 남은 여생을 다 바치려고 한다”고도 했다. 이날 평양국제비행장에는 리명철 천도교청우당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들이 최씨를 맞았다.

최씨의 부친인 최덕신은 국군 제1군단장에 이어 박정희 정권에서 외무장관과 서독 주재 대사를 지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갈등 등으로 1976년 아내 류미영과 함께 미국에 이민한 뒤 1986년 4월 월북해 그해 9월 북한 영주권을 취득했다. 이들 부부는 북한에서도 고위직을 지냈다. 최덕신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천도교청우당 위원장,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류미영은 남편이 1989년 사망한 뒤 천도교청우당 위원장직을 이어받았다.

류씨는 폐암으로 투병 중이던 지난 2016년 11월23일 95세를 일기로 사망했으며 북한 매체는 당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영전에 화환을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부는 최씨가 모친 임종을 할 수 있도록 방북을 승인했으며, 최씨는 이후에도 2017년과 2018년 사망 1·2주기 행사 참석을 위해 개인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한편 최씨는 이번 평양행 전에 정부에 방북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최씨가 실제 북한에 간 사정이 어떻게 된 건지 경위를 파악 중에 있다”고 했다. 북한 매체는 최씨의 입북 경로 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했다는 보도로 볼 때 제3국을 통해 항공편으로 입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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