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악재… 한미약품 신화가 흔들린다
상태바
연이은 악재… 한미약품 신화가 흔들린다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7.04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 대형 기술 수출 등에 매출 1위 올라
기술 수출 6개 기업 중 4개 반환·변경 ‘휘청’
신약 개발의 명가 한미 약품이 연이은 기술 수출 해지 등으로 악재를 맞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신약 개발의 명가 한미 약품이 연이은 기술 수출 해지 등으로 악재를 맞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신약 개발의 명가 한미약품이 연이은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잇따른 기술 수출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제약업계 강자로 우뚝 솟았다. 특히 2015~2016년 한미약품은 릴리를 포함한 6개 해외 제약기업과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규모가 무려 9조원에 달해 한미약품 신화라 불리며 국내 제약산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임상 과정에서 줄줄이 실패하면서 임상 및 기술 수출 전략을 재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처지다.

지난 3일 한미약품은 파트너사 얀센이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권리를 반환했다고 공시했다. HM12525A는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도와주는 비만·당뇨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이다. 지난 2015년 11월 한미 약품이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발 및 판매 권리를 8억1000만 달러(약 1조원)에 얀센에 기술 수출했다.

2016년 말 이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환자 모집이 돌연 유예돼 계속 개발할 수 있을지 논란이 일었다. 이후 2017년 얀센이 기존 임상 시험을 종료하고 새로운 임상 1상에 돌입하면서 불안이 해소되는 듯 보였으나 결국 한미 약품에 개발 권리를 반환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1월에는 지난 2015년 7억6500만 달러(약 8947억원)에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던 BTK 억제제(LY3337641/MH71224)에 대해 릴리가 계약 반환을 통보했다.

지난해 2월 릴리는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HM71224의 임상 시험 2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개발을 중단했다. 이에 모든 임상자료와 권리를 한미약품에 돌려주기로 했다.

2016년에는 사노피가 당뇨병 치료제 기술 수출 계약 중 일부를 변경하겠다고 통보했다. 기술 수출 계약의 해지는 아니어서 한미 약품은 계약금을 수령했고 전체 계약금액은 줄었다. 대신 사노피는 한미약품이 에페글레나타이드 공동 연구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2015년 7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베링거인겔하임에 폐암 치료 신약 후보물질 올리타를 당시 최대 규모인 8500억 원에 기술 수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리타는 2016년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까지 받는 등 기술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2016년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리타 기술 수출 계약을 해지하면서 개발속도가 늦춰졌고 결국 상용화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신약 개발 성공률이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 기술 수출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발 초기 단계에 수출된 신약 기술이 실제 상업화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