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길이다] 대기업 스타트업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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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길이다] 대기업 스타트업의 현주소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6.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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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내 스타트업 ‘C랩’ 도입…현대차, 다양한 개발 활동 지원
SK, ‘딥 체인지’로 상생 추구…LG, ‘스타트업 테크페어’로 선발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라운지에서 C랩 과제원들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라운지에서 C랩 과제원들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미래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신사업 영역 발굴을 위해 사내 스타트업을 활발히 추진·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에 대해 전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말 사내 벤처 프로그램으로 C랩(Creative Lab)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임직원들이 스타트업의 연구 문화를 경험해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현업에서도 아이디어를 발산,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C랩 과제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아 높은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으며, 분사 후 5년 내 희망시 재입사도 가능하다.

임직원들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매년 100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247개의 과제가 진행됐으며 1002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현재 42개 과제가 수행중에 있으며, 36개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 또는 창업했다.

삼성전자는 향수 5년간 200개의 사내 C랩 프로젝트(C랩 인사이드)와 300개의 외부 스타트업 등 총 500개의 프로젝트를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C랩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2016년 5월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내 센트럴파크에 C랩 전용 공간을 추가로 조성했으며 2017년 11월에는 외부와의 혁신적 협업 강화를 위해 서울대학교 캠퍼스 내 ‘삼성전자-서울대학교 공동연구소’에도 입주했다.

지난 2000년부터 사내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3일 사내스타트업 3곳을 독립기업으로 출발시켰다.

3~5년의 육성 및 준비기간을 거친 ‘엠바이옴’, ‘튠잇’, ‘폴레드’는 자동차 실내 공기질 케어, 차량 개인화 기술, 주니어 카시트 등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엠바이옴(EMBIOME)’은 친환경 바이오 기술과 자동차 공조 기술을 융합해 차량 내 공기정화 기능을 강화한 ‘에코 코팅’ 기술을 개발했으며, ‘튠잇(Tuneit)’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내 편의장치를 통합 제어해 차량을 마치 스마트폰처럼 자신에 맞게 최적화하는 ‘차량 개인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폴레드(Poled)’는 2015년부터 자동차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연구개발 경력을 가진 현대ᆞ기아차 연구원들이 모여 만든 주니어 카시트 전문 브랜드다.

현대ᆞ기아차는 2000년 ‘벤처플라자’ 프로그램을 출범해 안전, 환경, 편의 등 자동차와 관련된 직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사내벤처 하이개라지 출범식에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번째)와 사내벤처 주인공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사내벤처 하이개라지 출범식에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번째)와 사내벤처 주인공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그룹의 근본적인 부분부터 혁신을 이루겠다는 ‘Deep Change(딥체인지)’를 통해 인프라를 외부에 공유하고,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SKT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부대행사인 ‘4YFN’에서 ‘SK텔레콤과 함께 하는 소셜 임팩트’를 주제로 부스를 마련, 6개 혁신 스타트업과 함께 ICT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문제 해결 및 가치 창출 방안을 제시했다.

자원 재활용 및 미세먼지 저감 기술(칸필터, 수퍼빈)부터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서비스(레드커넥트, 행복GPS), 저개발국가 및 저소득층을 위한 솔루션(스마프), 장애인의 ICT활용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에이티랩)까지, 다양한 영역의 사회적 가치 제고 사례가 소개됐다.

SK E&S는 지난 3월부터 전북 군산시에 소셜 벤처 기업들을 위한 거점 공간을 조성하고 도시재생 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디스플레이 사내벤처팀인 드림챌린지 임직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지난 4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디스플레이 사내벤처팀인 드림챌린지 임직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그룹은 지난해 문을 연 LG사이언스파크에 개방형 연구공간을 마련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원하고, LG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공간을 무료로 제공받고 있으며, LG의 홍보 지원 등을 통해 외부 투자 증대, 비즈니스 공동개발 등을 통한 사업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LG사이언스파크 내 개방형 연구공간에는 가상현실 실내 자전거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인 ‘컨시더씨’, 음성인식 정확도 향상을 위한 방송음원 데이터 추출 플랫폼을 개발하는 ‘퍼널’, AI기반의 특허 선행기술조사 서비스 개발 업체인 ‘D&I 파비스’ 등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은 ‘스타트업 테크페어’, LG 계열사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참여 업체 중에서 선발된다.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지난해 10월 자율주행, AI, 빅데이터, AR·VR, 소재·부품, 바이오 등을 주제로 ‘스타트업 테크페어’ 행사를 진행했으며, 올해는 해외 스타트업까지 범위와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벤처는 대기업이 보유한 인력과 설비 등 인프라와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품 개발에서 상용화, 해외 진출까지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유망한 사내벤처와 함께 전략적 협력을 비롯해 분사 이후에도 지분 투자,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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