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조업 르네상스’, 재계는 “시큰둥”
상태바
정부, ‘제조업 르네상스’, 재계는 “시큰둥”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6.20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핵심전략과 투자, 민간 기업 의존도 너무 높아
표준화전략, 국제표준 추진 등 정부 역할 필요
선제적 인프라 구축, 신산업 성장기반 조성해야
기존 비전 선포식과 중복, 구체적 내용결여 아쉬움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정부가 지난 19일 2030년까지 ‘4대 제조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제조업 지원 방안으로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언했지만,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 방안이나 규제 개선 등의 구체적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미래자동차,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을 3대 핵심 신산업으로 지정하고, 정부 연구·개발(R&D) 자금 8조4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100대 소재, 부품 등에는 매년 1조원씩 투자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제조업 생산액 중 신산업·신품목 비중을 30%까지 높이고, 세계 일류 기업을 두배 이상 늘려 한국을 세계 4대 수출강국으로 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제조업 르네상스는 사실상 민간 기업 투자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을 경우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스템반도체는 지난 4월 삼성전자가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현대자동차는 지난 1월 수소차 및 인프라 확충에 7조6000억원을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또 셀트리온은 지난 5월 의약품 개발에 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정부의 제조업 신산업 창출 계획의 주요 분야는 이들 민간 기업의 투자에 8조4000억원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물론 이들 기업의 투자에 있어 정부가 표준화전략을 수립하고 국제 표준화 추진에 도움을 주는 등 역할이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의 투자와 함께 규제혁신 로드맵을 마련해 선제적 인프라 구축과 제도 정비를 병행하고, 신산업의 성장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정부가 제조업 르네상스 구상에서 밝힌 노동생산성 40% 이상 향상과 부가가치율 30% 증대 등의 방안은 구체적 지원과 실현 방법이 없어 아쉬움을 준다.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의 핵심 전략은 스마트화와 친환경화, 융복합화 등을 통해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조 등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는 우리 기업의 노동 경직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과 환경 문제에 대한 규제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게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정부・행정기관들은 ‘수소경제 비전 선포식’‘신재생 에너지 비전 선포식’ 등 미래 산업과 관련된 원년을 선포하며 잇달아 다양한 방침을 내놓고 있다. ‘제조업 르네상스’가 기존 정책과 중복되지 않고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번 발표가 신산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을 담았고, 기존 주력 산업의 발전 방향 등 앞으로의 국내 제조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인력 양성 및 수요 중심 발전 전략도 내놓은 점은 연관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안산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열린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선포식’에서 “제조업 부흥이 곧 경제부흥”이라며 “정부는 2030년 ‘제조업 세계 4강’을 목표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강력히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추격형 산업전략은 더 이상 우리 경제의 해법이 되지 못한다”며 “혁신 선도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제조업 부흥을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