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사상 최대 호실적…대형사 빼면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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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사상 최대 호실적…대형사 빼면 ‘속 빈 강정’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6.17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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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56개社,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4602억원…상위 10개사 70% 이상 차지
증권사 대형화 추세 따른 양극화 심화…중소형 증권사, 차별화된 수익 모델 고심해봐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증권사 순이익이 사상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본력이 큰 대형 증권사를 제외하면 중소형사와 수익 양극화는 더 커졌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 56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잠정치)이 1조460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83.8% 급증했다고. 이는 종전 사상 최대치인 지난해 1분기(1조4507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호실적을 견인 한 것은 자본력을 활용한 자기매매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 설명이다. 1분기 세부적인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금리 하락 영향에 따라 자기매매이익 중 채권 관련 이익이 2조60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2% 늘었다.

주식 관련 이익은 2608억원으로 무려 239.8% 증가했다. 특히 투자은행(IB) 부문(8.0%)과 자산관리 부문(10.0%)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기타 자산 손익은 전분기 1974억원 손실에서 1조4784억원 이익으로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1분기 호실적은 증권사의 사업 다각화의 결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며 “과거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수익 환경에서 벗어나 증권사 고유계정을 활용해 채권이나 주식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IB와 자산관리 등 다양한 부문의 이익이 증가해 수익구조가 다각화되는 모습”이라며 “종전 사상 최대였던 작년 1분기의 이익 증가가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기인했던 것과 대비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자본력을 활용한 자기매매와 IB투자가 증권사의 수익원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중소형사에는 먼 나라 이야기다. 특히 자기자본 상위 10개사를 제외하면 증권사간 수익 양극화는 심화하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자기자본순 상위 10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945억원으로 나머지 46개사 합한 4679억원 보다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자기자본 추이를 보더라도 차이는 명확하다. 1분기 상위 10개사의 자기자본은 41조5844억원으로 집계 됐는데, 이는 나머지 46개사(15조3434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상위 10개사의 지난 2015년 자기자본은 30조원 수준에 그쳤지만 2016년 35조원, 2017년 36조원, 지난해 40조원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해 현재 수준에 이르렀다.

증권사별로 보면 현재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 8조1657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NH투자증권 5조11억원, 삼성증권 4조6131억원으로 최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규모의 경쟁에서 벗어나 중소형사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사업모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일부 증권사에서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해 있지만, 사업 모델에서 특별히 차이가 있지 않아 차별화를 지니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중소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도 나름의 사업모델을 가지고 높은 ROE를 실현하는 회사가 있지만, 대부분은 자본력이 열악해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중소형사 만이 차별화를 지닐 수 있는 수익모델에 대한 고심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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