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재계]기업마다 총수까지 직접나서 ‘위기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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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재계]기업마다 총수까지 직접나서 ‘위기론’ 강조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6.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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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전략회의 열고 ‘위기’ 강조…정의선, 수소경제 ‘집중’
최태원, ‘딥체인지’ 통한 변화 촉구…구광모, 미래 전략 수립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미중무역전쟁 장기화 등 글로벌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수출 감소와 내수 둔화 등 경영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고 우려가 단기적 영향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위기감이 감돌면서 총수들이 직접 중장기적 투자 계획은 물론 경영 전략까지 직접 챙기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경영 실적 악화 및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총수들이 ‘위기론’을 내세우며 비상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며 “그동안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 부회장이 위기론을 강조하며 전략회의를 연 것은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현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실적 악화와 미중무역전쟁의 장기화, 화웨이 쇼크 등 잇단 악재가 불거지면서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현 상황에 대한 단기 처방은 물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의 열쇠를 ‘수소’에서 찾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5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G20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 참석해 “수소경제가 미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며 수소 사회 동참을 촉구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 부진 등 최근 몇 년간 실적이 급감하면서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2015년 6조3579억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4222억원으로 급락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수소산업에서 ‘퍼스트무버’로서 산업을 이끌어가겠다며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 등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그룹의 미래를 수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위기론을 강조하고 있다. ‘딥체인지’가 중심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인공지능(AI)·5G(세대) 전략 토론 자리에서 “기존의 성공 방식을 고수해서는 5G시대에 성공을 보장하기 힘들다”며 “구성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갖고 일하는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차별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SK그룹은 최근 동남아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 인수 등 M&A보다 지분 확보 등 간접 투자 방식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그룹은 사업구조 재편 등 미래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사업보고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회의에서 사업 재편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집중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최근 LG유플러스 전자결제대행사업부와 LG전자 수처리 사업부에 이어 LG CNS 지분 37.3%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I, 5G 등 미래 핵심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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